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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암댁 Apr 18. 2020

 
1. 간장_ 職人醤油 장인간장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職人醤油 장인간장 


위치: 마츠야 긴자 지하2층 東京都中央区銀座3-6-1 松屋銀座店 地下2階

영업시간 : 10:00-20:00



장인간장은 긴자 중심에 있는 마츠야 지하 2층에 자리했다. 



같은 병모양에 라벨이 다른 간장들이 촤르르르르 전시 되어있었다. 오직 100ml의 병에만 되어있고, 라벨은 각 양조장의 디자인. 한쪽에는 색색별로 정렬이 되어있고. 또 한쪽에는 이렇게 장인간장의 분류기준으로 간장을 정리해서 진열하고 있었다. 맨 위 진열판은 옅은간장, 단간장, 진한간장, 겹간장, 타마리간장, 그 아래는 계란간장밥에 어울리는 간장, 훈연간장, 마법의 10종 간장. 그 아래는 폰즈, 어장, 미림, 흰간장 순으로 되어있었다. 종류가 너무 많은데 전부 1개씩 살수는 없는 노릇이고, 뭘 사야할지 몰라서 직원분께 어떤 간장을 추천하냐고 물어봤다. 


직원분  "어떤 간장이 취향이십니까?"

"에....."

직원분 "간장을 어디에 사용하실건가요?"

"에...." 


직원분은 코팅된 종이 몇장을 눈앞에 촤르르르 펼쳐놓는다.



첫번째 장부터 헉! 간장을 새로 배우는 느낌이었다. 일본에서 보통 색에 따라 코이구치濃口(진간장과 비슷), 우스구치薄口(국간장과 비슷) 정도로 구분해서 쓰는데, 일본 농림규격(JAS)의 분류에 따르면 종류에 따라 코이구치濃口, 우스구치薄口, 타마리溜まり, 사이시코미再仕込み, 백간장白정도로 나눈다. 그니까 아무튼 5 종류로 나눈다.


 장인 간장은 JAS의 분류기준에 일본에 많은 '단간장'을 추가 하여 분류기준을 정했다. 각각 대두와 밀의 비율 그리고 염도와 숙성방식의 차이에 따라 단맛, 감칠맛, 색 등이 달라진다. 장인간장에서는 설명을 요리하는 사람, 먹는 사람 입장에서 해주는데 예를 들면 밝은 색 간장일 수록 식재료의 맛을 살리는데 적합하고, 어두운 색 간장일 수록 맛이 강해 감칠맛을 올리는데 적합하다고 이야기 하고, 요리에따라 식재료에 따라서도 답변해준다. 


 다양한 간장 종류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지역마다 어떤 양조장이 있고, 지역마다 어떤 스타일의 간장을 만들어내는지를 표현한 지도 설명이 이어졌고, 계란밥에 맞는, 생선에 맞는, 고기에 맞는 간장과 좀 특이한 간장, 혹은 아이스크림에 어울리는 간장까지도 설명을 해줬다. 아따... 설명 길었다. 설명하나하나가 재미있긴 한데, 그냥 '간장'만 생각하고 간 나에겐 너무 막대한 양의 정보들이었고, 다양하면 선택을 하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내가 취향이 없으니 선택 장애인 나한테는 더 어려웠다. 게다가 설명을 너무 길게 하셔서... 수업료라도 내야할 판이었다.



긴 설명을 한 보람 없이..결국엔 장인간장의 분류기준으로 나눠진 백간장, 단간장, 옅은간장, 진한간장, 겹간장, 타마리간장에서 요리에 어울리는 간장하나씩 추천해달라고 하고, 대두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간장이 보여서 누에콩간장을 하나 집어 들었다.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질문


1. 장인간장은 왜 만들어졌는가?

2. 장인간장은 어떻게 간장을 풀어내고 있는가?

3. 장인간장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 장인간장을 만든 다카하시 만타로 高橋万太郎


장인간장 창업자. 1980년 군마현출생. 리츠메이칸 졸업. 정밀과학기기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고액연봉을 받으며 회사생활을 3년 하다, 자신의 일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퇴사. 퇴사와 함께 결혼. 신혼여행으로 일본 전국을 돌며 사업 아이템 찾기여행을 하였다고 한다. (아내분이 대단한 걸로...) 자신이 3년간 회사생활을 하며 익힌 영업력을 살려 사업화 시킬려던 아이템의 주제는 '일본 전통의 것'.  2007년 (주)전통디자인공방 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자식 교육외에는 관심이 없는 어머니가 유일하게 인터넷으로 구매하던것(발품을 팔아)이 '간장'이었다는 것에서, 일본의 전통의 것 중에서도 간장부터 시작.


신혼여행인지 사업아이템 찾기 여행인지에서 만난 사람들한테 들었던 것은 '우리 간장이 참 맛있고, 난 열심히 만드는데 대기업 때문에 참 힘드네. 잘 안팔려.' 라는 이야기 였기에, 그 간장부터 잘 팔리도록 해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선 집 주변의 양조장에서 시작하여 전국 30개 정도의 양조장을 돌아보고 그중에 매력적인 8개의 양조장에서 만든 간장을 100ml 병에 담아 파는 것으로 시작했다. 100ml라는 양. 500-700엔 사이의 합리적인 가격. 사람들이 쉽게 전통 간장을 맛보게 하고, 입에 맞는 간장을 찾아 직접 양조장과 교류를 하며 간장을 사가게 한다는 것이 그 생각이었다. 처음엔 8개밖에 상품으로 시작했는데 8개로는 고객들의 눈길을 끌 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일본 전국의 양조장을 돌면서 간장을 공부해 갔다고 한다. 현재 일본에는 1300개의 양조장이 있는데, 다카하시 만타로는 그중에서 400개 정도의 양조장을 방문했고, 그 중에서 맛이 좋다고 선별한 90개 정도의 간장을 장인간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선별기준이 꼭 간장 인생 40년의 장인의 맛을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국산콩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타카하시 만타로는 같은 지역에서 같은 누룩을 쓰고 같은 재료를 써도 만드는 사람의 손길과 성격에 따라도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고전통의 방식을 따르되 철학이 있는 생산자의 간장중에서 맛을 보고 선별한다. 


https://www.glocaltimes.jp/6796 

https://hakko-biyori.com/interview/153/


* 장인 간장 브로셔


장인간장에 방문해서 제일 놀랬던 것은 간장에 대한 많은 정보의 양과 그에 대한 정보의 편집이었다. 그 결과물이 브로셔. 설명할때 봤던 내용들이 몇몇 들어있는 브로셔는 내용이 너무 많아 대체 어떻게 이것을 파악해야할지 가늠 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브로셔를 하나하나 읽어보니, 와... 브로셔 하나가 책한권이다 싶었다. 


몇개 눈에 띄는 정보를 소개해보자면,


 - 일본 간장 출하량 1위 지역은 간장 생산 1,2위 브랜드인 기꼬망과 야마사가 있는 치바현. 

 - 일본사람들이 단간장을 좋아하게된 확실한 이유는 없으나, 단간장으로 대표되는 규슈지역에서는 일본

  소주와 단간장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설과 나가사키의 데지마 지역의 네덜란드 무역으로 설탕이 많이 

  수입되어 단맛에 익숙해져 단간장을 좋아하게 되었다라는 설이 있다고. 

- 단간장은 주로 일본의 서쪽해안쪽과 규슈지방에서 좋아하는 경향. 

- 옅은간장과 그보다 밀의 함량이 높은 백간장은, 색이 옅어 요리의 색을 해치지 않는 조림, 다시계란말이, 츠케

  모노, 스이모노(국), 크림스튜와 같은데에 어울리고, 단간장은 구운오니기리, 계란간장밥, 사시미, 조림에, 진한

  간장은 조리하지 않고 먹는 요리 전반에, 겹간장은 붉은살 생선의 사시미, 야끼니꾸, 스테이크, 카레에, 타마리

  간장은 붉은살 생선의 사시미, 데리야끼, 구운떡에 어울린다고 추천한다.

- 색이 연할수록 식재료의 색과 풍미를 살리고, 색이 진할수록 간장의 색과 풍미를 살린다고 한다. 

- 간장이 만들때 대두+밀가루로만든 누룩을 섞은데에 소금물이 아닌 간장을 넣어 발효시킨것이 겹간장 

- 타마리 간장은 대부분 대두로만 만들고 소금물을 아주 조금만 넣고 오래 숙성시켜 감칠맛을 끌어올린 간장.

- 양조장라벨 옆에 설명은 각 양조장의 역사 혹은 만드는 방법에 있어서의 특징들이 적혀있다.



* 장인 간장 사이트 

https://www.s-shoyu.com/



브로셔가 이정도 인데, 사이트에는 얼마나 정리가 잘되어있을지 기대되어 들어가봤다. 역시나... 정보의 허우적.


지식이라는 페이지에는 388개의 글이 있는데, 이 글들을 간장의 기초의 기초, 자주하는 질문, 종류와 규격, 생산자와 산지, 만드는 법과 원재료, 역사, 양조와 발효, 통계데이터, 용어해설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정리했다. 요리첩이라는 페이지는 간장에 따라 24절기에 따라 음식 종류에 따라 레시피를 검색할 수 있게 해 두었고, 양조장 페이지에는 방문한 전국의 양조장을 정리해 두었다. 브로셔까지 어떻게 꼼꼼히 읽겠는데, 사이트는... 다음에...ㅠㅠ


* 다카하시 만타로 高橋万太郎의 저서


간장에 대한 설명을 담은 '간장책'과 간장 양조장을 돌아본 내용을 적은 '일본 간장 양조장 여행'

안타깝게도 구매하지 못했다. 내가 장인간장과 다카하시 만타로에 대해서 알고 갔었더라면 어떻게든 구매했을텐데, 한국에서도 가끔 일본책을 구매하는데 간장은 발효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기 때문에 간장책보다는 발효책을 더 많이 구입했더랬다. 책 구매는 다음기회를....




* 야마사 맛있는 간장 연구부 

 https://www.youtube.com/watch?v=W8IJmtinLUU



자료를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이 영상에 꽂혀 일본 식여행을 정리하지 못하고 간장과 발효에 허우적 대다가 결국 접어두고 식여행 정리로 돌아왔다. 다음에 기회가 되서 간장에 대해 글을 쓰게 된다면 이 강의 내용을 한번 옮기고 싶다. 이 강의는 일본 간장 시장 점유율 2위인 야마사간장에서 사내 간장 교육용으로 진행된 '맛있는 간장 연구부'라는 영상이다. 


1회 야마사 간장에 대하여, 간장의 종류

2회 간장의 향, 산화라는 적, 간장의 향과 페어링

3회 선도 한방울 프리미엄 간장의 상품개발배경, 다양한간장, 간장의 맛과 페어링

4회 탱크의 차이와 간장의 테이스팅, 간장공장견학

5회 나의 폰즈 만들기, 요리와 간장 마리아쥬차트


야마사 직원, 大越基裕 오오코시 모토히로(와인 소믈리에),  高橋万太郎 다카하시 만타로(장인간장)이 나와서 간장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역사, 전통적인 만드는법, 공장에서 만드는법, 탈지대두 사용과 알콜주입에 대한 설명, 간장의 종류와 향미, 음식과의 페어링까지. 특히 산분해를 하고 탈지대두를 써서 공장간장이 나쁘다고 하면서 양이나 가격적인 면에서 사람들한테 충분한 공급을 못하는 전통간장의 비판에 늘 의문을 가지고 있던터라 탈지대두사용과 알콜주입 산분해와 같은 내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외에도 내용도 꽤 긴데다가 생각할 것이 많아서 두고두고 보면서 자료를 찾으면서 봐야겠다 싶었다.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그 답


1. 장인간장은 왜 만들어졌는가?

高橋万太郎 다카하시 만타로 가 일본 전통을 소재로한 사업을 하고 싶었다. 지극히 개인적!


2. 장인간장은 어떻게 간장을 풀어내고 있는가?

100ml의 적당한 양, 구매하기 쉬운가격, 간장에 대한 내 취향을 찾는다. 물론 막대한 정보는 덤이다.


3. 장인간장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막대한 정보 하지만 알기쉽게 정보 재구성, 깔끔한 디자인. 



장인 간장을 정리하며....


장인간장의 막대한 자료와 고심끝에 만들어낸 컨텐츠 하나하나가, 간장 아카이빙이 되었다. 그것도 일개 개인이. 금전면이나 인력면에서 나라의 도움도 있었을 것이고, 하나의 간장을 사는데에 많고 깊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속성(?)이 있어서 그래도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장인간장은 점점 더 사업을 넓혀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장인간장에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던 점은 1. 지루한 정보 아카이빙을 참았고 해낼동안 버텼다는 것. 그리고 정보가 논리적이고 매력적이라는 것. 2. 전통 간장 문화가 묵어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같이 숨쉴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을 전하려는 노력이다. 전통이 무조건 좋아요도 아닌, 좋다 나쁘다는 소비자의 판단에 맡겨두고, 간장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많은 것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심지어 그 정보가 매력적일것! 기억해야지!


 한국이든 일본이든 예전에 비해 간장 소비량이 반으로 줄었다. 전통 간장을 만드는 양조장도 경영난을 이유로, 이을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하나둘 문을 닫는다. 게다가 젊은이들이 전통간장의 맛을 어려워하고, 전통간장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전통간장에 있어선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해 보인다. 음식은 점점 다양해지면서도 음식을 해먹는 젊은이들은 줄어들고, 간장을 만드는 인구는 점점 줄어가는 상황의 간장문화는 위태롭다. 노력이 필요하다. 


 자료를 찾으면서 자꾸 샘표와 참간장어워즈가 떠올랐다. 한국의 간장기업과 한식간장을 살리려는 단체가 모쪼록 한국 식문화에 큰 기여를 해주십사 응원한다. 소비자로써, 관찰자로써 지켜볼테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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