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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암댁 Apr 30. 2020

2. 된장_ 亀戸佐野みそ 카메이도 사노미소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亀戸佐野みそ 카메이도 사노미소


위치:  도쿄 카메이도역에서 도보 5분 東京都江戸区亀戸1-35-8

영업시간: 10:00~19:00


카메이도 사노 미소 본점. JR카메이도 역에서 5분정도 거리에 위치해있다. 

 


오픈시간에 맞춰서 방문했는데, 겉모습의 조용함과 달리 내부는 분주했다. 들어가자마자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많은 수의 된장도 그렇지만, 빨간 된장 통과 된장을 설명하는 푯말들이 마치 신사에 온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점원분이 '찾으시는 것 있으신가요?' 하길래 '좀 둘러볼게요' 해놓곤 40여분을 둘러봤다. 공간도 넓지만, 이른 아침부터서도 사람이 많아 둘러보는데에 그렇게 눈치가 보이진 않았다.



각각의 된장에는 정돈된 듯 하면서도 정돈되지 않은 설명들이 붙어있었다. 설명서에는 짠정도, 단정도, 묵직한정도로 된장의 맛을 표현해놓았고, 잘 어울리는 식재료를 그림으로 그려놓았다. 푯말 뒷면엔 된장번호가 써있었고, 된장번호 아래에는 된장에 대한 설명 카드가 꽂혀있었다. 된장을 하나하나 맛보면서 맘에 들었던 된장카드를 뽑아 들었다. 맘에 드는 미소가 있으면 점원분께 달아달라고 하면 원하는 단위만큼 저울에 달아 준다. 



 큰 통에 담겨있는 된장 옆에는 미소시루나 나베 등, 요리에 어울리게 블렌딩한 된장과 된장가공품이 있었다. 된장가공품이라함은 초된장, 유자된장이라던가, 고기된장, 오리대파된장 혹은 야채같은 것을 찍어먹는 딥소스 같은 것. 사실 이런건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고, 난 모로미미소가 궁금했다. 이자까야에 가면 모로미 미소에 오이(큐리)를 주는 모로큐라는 단순한 메뉴를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아무리 곡물섞어 미소로 만들어봐도 그맛이 아니었다. 어떤 맛으로 만들어봐야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로미미소는 꼭 하나 사와야겠다 싶었다. 모로미 미소의 특징은 곡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왠걸 곡물들어간 된장 너무 많다! 돌아와 찾아보니 모로미라는 뜻이 장이나 술의 원재료가 발효되어 부드럽게 된 것을 부른다한다. 뜻을 모르던 당시에는 모로미 미소와 곡물 미소 맛이 어떻게 다를지 비교하려 각각 한가지씩 골랐다.



가게 한켠에 있던 미소 만들기 세트. 홋카이도산 대두, 국산 쌀누룩, 하카타의 소금, 만드는 법 그리고 통의 구성. 만들어지면 약 4.2kg나온다는 설명과 함께. 



된장 회사여서 그런지 간장, 누룩 등 발효 관련한 제품이 같이 놓여져 있었고, 된장국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되는 츠케모노와 우메보시도 팔고 있었다. 특히 우메보시는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 것은 처음 봤다. 사이즈별로, 제법 별로 다양한 우메보시가 있었다. 



구매한 모로미 미소와 10가지 곡물이 들어간 된장.미소만들기 설명이 되어있는 프린트와 살려했던 된장 카드를 가져왔다. 회사에 대한 브로셔가 없냐고 했더니 브로셔는 따로 없고, 인터넷 사이트가 적힌 종이를 한장 주며 사이트를 참고하라 했다. 그리고 얼마전에 긴자점이 오픈 했다고 귀뜸해줬다.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질문


1. 사노미소는 왜 만들어졌는가?

2. 사노미소는 어떻게 된장을 풀어내고 있는가?

3. 사노미소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 사노미소 3대 사장 사노 마사아키

 

 사노미소는 사노 마사아키 지금 사장의 조부가 1934년 설립했다. 마사아키 사장의 할아버님이 미소가게를 열고싶어서 미소를 배웠고, 독립하기로 마음을 먹고 도쿄를 자전거로 돌며 둘러보던 중, 당시 공장이 많았던 카메이도에 가게를 열었다. 카메이도로 정한이유는 당시 카메이도는 히다치나 미츠비시와 같은 큰 공장들이 많았고, 그 노동자들이 땀흘리고 일하니 미소시루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옛날 일본에서는 땀흘릴 때 염분을 미소시루로 섭취한다는 개념이 있었나보다) 1945년 도쿄대공습때 도망가면서 가게가 불타버렸지만, 1946년에 다시 카메이도로 돌아와 미소 배급소로 다시 시작했고, 큰 공장들이 사라지고 아파트와 맨션이 들어선 지금은 미소 뿐 아니라 식탁을 채울 수 있는 츠케모노와 조미료까지 팔게 되었다한다.


 최근 몇년 발효 붐과 함께 미소를 많이 먹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40년 전엔 1인당 1년 미소 소비량이 4.2kg 였던 것에 반해, 지금은 2kg정도 밖에 소비 하지 않는다. 미소 소비에 있어 90%는 미소시루. 사노 미소에서는 미소 소비량이 준다는 것은 그만큼 미소시루를 마시지 않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고. 그래서 미소 시루를 즐길 수 있도록 맛있는 미소시루를 위한 다양한 미소와 미소 블렌딩, 미소시루에 어울리는 식재료, 그리고 새로운 감각으로 마시는 미소시루 레시피 등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자체적으로는 미소(味噌) + 소믈리에를 합친 소(噌)믈리에 제도를 들여, 사노미소에서 취급하고 있는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총 70여종의 미소에 대해 자체적으로 만든 170페이지 정도 되는 교과서를 가지고 시험을 보고, 시험에 합격한 직원에게는 소(噌)믈리에 자격을 주고 있다고 한다. 


https://koto-kanko.jp/special/detail.php?spid=26


* 아지엔 味苑


 사노미소 가게 안쪽으로 가면 아지엔 味苑이라는 미소시루를 맛볼 수 있는 까페가 있다. 사노미소에서는 미소의 사용의 90%가 미소시루라는 점에서 미소시루를 많이 먹을 수 있게 하는데 힘을 들이고 있었고, 미소시루용으로 블렌딩한 미소 뿐만 아니라 그 미소로 끓인 미소시루를 직접 먹을 수 있게 했다.


아지엔 味苑 에서는 미소시루용으로 블렌딩한 미소 6종 중에서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아니면 블렌딩 미소 6종중에서 다시 2종류를 골라 블렌딩 할 수도 있다. 미소시루에는 7가지의 재료가 들어가지만, 비용을 더 지불하고 생선이나 고기 토핑을 선택 할 수도 있다. 선택을 완료하면 가게에서 다시마와 가츠오부시로 만든 다시에 미소시루와 식재료를 넣어서 끓여준다. 미소시루는 밥 혹은 구운 오니기리와 3종 야채가 함께 나온다. 식사가 아니라면 프렌치 토스트에 미소 카라멜 소스를 얹은 디저트를 선택할 수도 있다. 오픈 시간에 간데다 다음 일정이 있어서 먹지는 못했다. 까페는 오픈 하고 1시간 뒤인 11:00 부터 시작한다.



* 마루코메


 이 민머리 동자승으로 익숙한 마루코메. 막상 한국에는 마루코메보다는 마루산아이라는 회사의 미소가 훨씬 더 구하기 쉽지만, 현재 일본 전국 2500개의 된장 회사 중에 판매량 13%로 업계 1위의 회사이다. 1854년설립되어 1982년에 업계 처음으로 된장에 다시(육수)가 들어간 제품을 선보였고, 지금은 '요정의 맛' '마루노우치 타니타식당의 미소'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마루코메를 언급한건 앞서 장인간장과 비교하면 사노미소는 사이트에 내용도 많지 않을 뿐더러, 미소에 대한 아카이빙이 너무 미약하여 미소에 대해 찾아보다가 제일 잘 정리되어있던 것이 마루코메 사이트 였기에 소개해 본다. 


https://www.marukome.co.jp/miso/ 


 마루코메는 홈페이지의 일부를 할애하여 일본의 미소의 역사, 미소의 분류, 미소 만드는 법 등을 소개 한다. 

 

 일본의 미소의 기원을 보면 일본에 언제 전달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중국으로부터 장醤과 시豉가 전달되었고, 장醤이라는 글자는 701년 처음 기록되어있다고 한다. 미소는 未醤(미장) 미쇼우라는 발음에서 미소로 발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소시루의 등장은 가마쿠라시대 (1185년~1333년). 중국에서 온 승려의 영향으로 すり鉢 (절구) 스리바치를 쓰게 되어 전엔 알맹이었던 된장을 갈아 물에 풀기 쉬운상태로 만들수 있게 되면서 미소시루가 등장했다고 한다. 이로써 가마쿠라 무사의 식사인 一汁一菜 (주식, 국, 반찬, 츠케모노)형태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식사의 형태는 지금까지도 일본의 전형적인 가정식의 형태이다. 


 


 위 사진은 일본의 미소 지도. 왼쪽 부터 백미소(쌀, 대두, 소금), 보리미소(대두, 보리, 소금), 콩미소(대두, 소금), 쌀미소(대두, 쌀, 소금) 이다. 보면 관동지방은 주로 쌀미소, 간사이지역은 주로 백미소, 규슈지역은 보리미소, 그리고 검은색 된장(콩미소) 라는 곳이 나고야의 핫쵸미소를 이야기한다. 콩 100%인 한국 된장과 다르게 일본의 미소는 주로 곡물을 섞어 단맛이 더 많다.



 

소금누룩, 액상 된장, 가루 된장


 미소 아카이빙을 보다 흘러흘러 마루코메의 제품들도 둘러보았다 마루코메는 참으로 제품이 많구나! 마루코메는 미소에서 발효로 넓혀 누룩으로 만든 제품(소금누룩, 누룩 젤라또, 아마자케, 가루 누룩 등등) 을 출시하기도 하고, 콩으로 넓혀 고기 대체식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또 페이스트 상태의 미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액상 된장, 가루 된장을 만들기도 하여 형태 변화도 꾀하고 있다.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그 답


1. 사노미소는 왜 만들어졌는가?

사노 할아버지가 미소 집을 하고 싶어서! 도쿄 근교에 있는 큰 공장의 노동자들에게 미소시루를!


2. 사노미소는 어떻게 된장을 풀어내고 있는가?

미소의 90%의 소비가 미소시루. 미소시루의 특색화! 

미소시루의 색, 맛, 질감의 다양화, 미소시루에 들어가는 식재료, 향신료에 대한 연구, 젊은 사람들도 좋아할 미소시루의 레시피 제공.


3. 사노미소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생각보다 빈약한 아카이빙. 그러나 믿고 구매하는 사노미소(아침부터 북적이는 손님), 전통 인테리어 그 자체! 



사노미소를 정리하며....


 처음 사노미소에 들어갔을 때 느꼈던 가게의 압도적인 느낌에 비해, 막상 어떻게 풀어냈는지 생각해보려니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 사노미소는 전통, 다양성, 디자인, 아카이빙 등 보다는 오랫동안 함께해온 지역(카메이도)의 지역상생에 더 힘을 싣는 듯 했다. 사노미소에서 인상 깊었던건, 아침부터 미소를 사러 나온 할머님들이었다. 구지 사노미소까지 와서 미소를 사가는 고집이, 대기업 된장 보다는 이미 본인의 기호에 맞는 된장을 찾으려는 적극성이기도 할 것이고, 사노미소에 대한 신뢰성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도 된장에 있어서는 일본과 비슷한 듯 하다. 한국에서 된장을 생각해보니 샘표 간장, 순창 고추장 입에 짝짝 맞게 떨어지는데, 어째 된장은 생각나는 기업이 없다. 하지만 된장은 간장과는 다르게 집집마다의 된장부심이 있달까. 직접 담지 않더라도 지리산자락의 고로쇠수로 담은 된장, 장인이 담은 된장, 하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된장을 찾는다. 아카이빙을 하지 않아도 냉이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된장과 꽃게 된장국에 들어가는 된장은 왠지 달라야할 것 같은 것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긴하다. 


하지만, 자료를 좀 모으고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머리에 떠오른다. 지역마다 메주모양이 다르고, 된장을 만들때 넣는 재료가 조금씩 상이하고, 된장을 익혀내는 항아리모양도 달라 그 지역마다 입맛에 맞는 된장들이 다른데, 그것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정리가 된다면 보다 음식을 이해하고 즐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이해는 더 나아가 지역과 사람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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