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시작하는 꿉꿉함을 이겨내는 소소한 마음가짐
글루미한 회색구름에 찌뿌둥하게 굳은 몸을
부스고 일어나 8개월된 불룩한 배를 복대에 내얹고
부엌으로 걸어나왔다.
밤사이 후덥한 공기로 끈적해진 아이들과
단축근무로 출근이 늦어진 남편의 아침 밥을 냄새나는 냉장고 문을 여닫으며 준비하다가
큰 한숨을 연신 내뱉는다.
'밖에 비가 올것 같아요 엄마!'
얼룩진 거실창문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큰아이가 얘기한다. 그리고는 내게로 걸어와 눈을 마주하는 아이를 지켜보던 나는, 목에 까만색 티셔츠에서 묻어나와 끈적한 주름이 된 까만먼지가 거슬려 인상을 찌푸린다.
'알겠어. 목 좀 씻고와.'
싱크대로 돌아와 두팔을 집고 잠깐 서서 작은창문의 내 마음처럼 지쳐버린 무거운 하늘을 본다.
큰아들과 나 사이에는 제일 피곤할 법한 남편이 일찌감치 일어나 보리차를 구수하게 끓여놓고
말려놓은 빨래를 조용히 불만없이 앉아서 접고 있었다.
마음에 미동이 일렁였다.
큰애 메뉴로 불위에 계란을 넣은 냄비물을 우선 올리고, 닫혀진 작은 부엌창문을 아주조금 열어 숨을 들이 마셨다. 닫혀진 커튼을 걷어버리고 비가 와도 비를 맞지못하는 초록 반려식물에게 분무기를 연신 뿌려대며 개운한 인사도 한다. 못일어나는 작은 애의 끈적여도 부드러운 살결에 입맞춤을 해준다. 에어컨을 제습모드로 켜놓고는 다시 부엌으로 와 영감을 준 남편에게 따뜻한 말을 한마디 걸어본다. 아침마다 짜증을 내던 작은애가 시원하게 변해가는 분위기에 편안해보이는 얼굴로 일어나 나와서 아빠에게 안긴다. 그리고는 둘은 손을 잡고 같이 양치를 하고 개운한 얼굴과 마음으로 가족이 모여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시작되는 장마라서 그런지 궂었던 날씨가
금새 잠깐 맑아져 있었다.
부암 마들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