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모으고 있어요
양쌤의 another story 13
봄이 한창인 아빠의 꽃밭
또 이름을 잊어버린 꽃들,
그 빛깔 속에서 향기를 쫓아본다
누구의 향기인지 구분하지 못해도
너는 꽃, 너도 꽃
다시 찾아올 테니
가는 봄이 아쉽지 않다 하면서도
아침 햇빛, 지는 햇빛 따라
끊임없이 봄의 자취를 모으는데
갑작스레 봄은 물빛이 되어 번진다.
어느 해의 봄엔
담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겠구나
이 꽃밭에 꽃만 무성할 때도 오겠구나
그런 봄은 어떡해야 하나
빨간 꽃 옆에 아빠가 서 있다.
여전히 빨간 봄의 단풍나무 옆엔 엄마가 서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늙지 않을 봄의 풍경을 남기는 것.
아빠의 꽃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