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쌤의 another story 25
이 도시에 머물러 산 시간 이십사 년.
지나온 길을 햇빛이 촘촘히 따라온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두 손이 깍지 끼고 걸었던 길
아이를 업고 유모차를 밀며 걸었던 길
때론 친구와 때론 혼자서 꽃비를 맞았던 길
눈물 나는 날도 씩씩하게 걸었던,
기억 속의 모든 길이
아늑한 그늘 속에 앉은 내 머리 위로 빛이 되어 떨어진다.
길과 길 위에 함께 했던 사람들, 이야기들,
생생한 소리와 냄새가
하나도 빠짐없이 내 몸 위에 새겨진다.
따뜻하게 녹아든다.
마음껏 사랑하고 축복하고 행복했던
지상의 낙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