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owa Dec 05. 2022

별리

양쌤의 another story 26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혼자 살았던 시간보다 함께 산 시간이 더 길었던 그와 

헤어져 살 시간은 얼마쯤일지 생각해 봅니다.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힘들었던 시간도 분명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좋기만 합니다.


거의 온종일 눈 감고 있는 그의 얼굴을 아주 천천히 살펴봅니다. 

선명해진 턱선과 콧날이 참 서글픕니다.

그가 꿈속에서 행복한 기억들과 마주하길 바라봅니다.

잠깐 눈을 뜬 그는 펜을 달라더니 ‘사랑해요’라고 씁니다.

아내와 아들을 향한 마음은 무엇보다 더 간절해집니다.


그녀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생각을 합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지금과는 다르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아프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걸 알지만 누군가를 탓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녀는 그와 약속했습니다.

절대 혼자 있게 하지 않겠다고, 꼭 곁에 있을 거라고.

그의 곁에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자지 못하는 날이 길어지지만

그녀는 오늘을 무사히 넘기고 또 그와 함께 내일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나는 어떻게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몇 번이나 썼다 지웠다 하다가 결국 문자를 보냈습니다.

‘기도할게요’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평안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이런 기도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기도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피아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