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만드는 엄마

저는 친엄마를 모릅니다

by 명랑한쭈

딸 셋 중 둘째

항상 엄마랑 외출을 하면

"아이고 아들 낳으려고 많이 낳았구나

근데 엄마 하나도 안 닮았네"


고등학교 수학여행 가기 전 날

그날도 지독히 아빠와 엄마는 싸웠다

아빠 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친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근데 이상하지 않은가

새엄마는 말하지 말라고 아빨 말렸고

아빠는 부득부득 우리에게 알렸다


근데 나는 그게 진짜 중요하지 않았다

아빠가 죽도록 미웠으니까

아빠만 없으면 불란이 안 일어날 텐데

엄마는 왜 이혼하지 않을까

늘 나 혼자 생각했다


수학여행에서 나는

촛불을 켜 놓고

친구들에게 비밀을 털어놓는 시간에

말했다

"우리 엄마가 친엄마가 아니래"

이 얘기는 학교에 소문이 쫙 퍼졌다

친구가 소문을 낸 것이다

속상했지만 나는 누구에게도

위로를 받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친엄마가 아니라는 사실보다

내가 친구들을 믿고

힘든 얘기를 꺼냈는데

위로는커녕

나의 약점이 되어 돌아오다니

믿을 사람이 없구나

그 사실이 더 힘든 기억으로

남아있다


내가 이혼할 때

재산 분할도 제대로 못 받고

네가 한 게 뭐가 있느냐라고

나를 몰아세운 전 남편

내가 유책 배우자가 아닌데

버틸 힘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지켜야 하니까


이혼 도장을 어렵게 찍었을 때

나의 무의식 속엔

내가 친엄마가 없었고

따뜻하게 품어준 적 없는 새엄마보다

그래도 그래도

능력 없어도 친엄마인 내 밑에서 자라는 게

낫지 않겠나 싶었나 보다


남들은 으레 있는 엄마

태어날 때부터

똑같이 출발선상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슬플 때가 많다


나의 아이들에게 나는

나의 엄마를 선물하고 싶었다

그토록 그리웠던 따뜻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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