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슬픔을 알기에 내가 엄마가 되기로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호랑이네
2018년 10월 지하철 가는 출근길
항상 작은 아기 냥이가 나와서 논다
귀엽네~
출근했다 돌아오는 길
여전히 작은 냥이가 나 좀 데려가줘요 말하듯
이 사람 저 사람을 따라간다
스치는 생각으로
저렇게 귀여운데 누가 안 데려가나? 싶었다
여전히 출근길 눈길이 간다
물과 사료도 놓아져 있고
배고프진 않겠네~
밤에 루비(강아지)를 산책시키는데
냥이가 쭐래쭐래 따라온다
냥이 보고 짖는 강아지가 있다는데
우리 루비는 짖지 않고
내 옆에 의젓하게 있었다
둘이 그냥 알고 있었다는 듯
그냥 그냥
밤새 잘 자거라
10월이어서 그렇게 춥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자는 냥이를 두고
오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며칠 째 냥이가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누가 데려갔나?
아이들도 궁금해했다
추적추적 비 오는 날
아이들이 문방구에 가고 싶다고 하여
저녁도 먹고 올 겸
외출을 했다
돌아오는 길
어디에서 냐아옹 소리가 들린다
어머나 그 작은 냥이였다
근데 늘 있던 곳이 아닌
우리 집 가는 길목
한쪽 귀가 잘려있네?
누가 잘랐나 너무나 놀랐다
아이들은 빨리 구해줘야 한다고 난리고
나는 어떤 인간이 그랬는지 너무 화가 났다
아이들이 박스를 구해 오란다
어디서 구해 와
입으로 말은 했지만
내 눈은 이미 박스를 어디서 구할까
찾고 있었다
다행히 옆에 편의점이 있어서
박스를 구해 와
작은 냥이를 박스에 넣으려고 하는데
나도 겁이 많고
고양이가 무서워서 들지를 못했다
아이들은 어른이 그것도 못하냐며 구박을...
박스에 어찌어찌 넣었는데
머리를 디밀고 나오려 해서
엄청 고생했다
비 오는 저녁이라
사람들이 안 지나갔으니 망정이지
소리 지르고 우왕좌왕
가까스로 냥이를 넣어
병원으로 달려갔다
태어난 지 4개월 추정 남아
구청에서 중성화 수술을 시켜서
표시로 귀를 잘른 것이라는 걸 알고 나니
이를 어쩌지
아이들은 이구동성
그래도 우리가 키워야지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데
내가 졌다
진드기도 있어서 각종 검사에
주사도 맞고 강아지인 루비에게 옮을지 모르니
바로 합사는 안 된다고
병원에서 알려주셨다
길냥이라고 병원비 할인도 해주시고
감사했다
그러나 마음은 무거웠다
생명을 책임진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이혼을 할 때도
애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
책임감 하나로 조건이 안 좋아도
어쩔 수 없이 수락했는데..
그렇지만 내가 누구인가
금세 잊고 초코라 이름 짓고
지금 우리 집에서
막내아들 냥이로 지내고 있다
그래도 나름 인싸였던 우리 초코
사료도 주고 예뻐도 해 주신 분들이
걱정하고 계실 것 같아서
늘 있던 자리에 대자보를 붙였다
오후에 가보니 츄르도 붙여 있고
메모도 쓰여 있고
어찌나 따뜻하던지..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졌다
지금 우리 초코는 고양이에서 호랑이로 변신해
엄마바보가 되어 있다
어찌나 안아달라고 우는지..
신생아 안듯이 세워서 안아주면
어찌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초코 엄마는 초코를 생각하고 있을까?
초코 엄마 걱정 말아요
초코 저희 집에서 막내아들로
너무나 잘 지내고 있어요♡
초코야 사는 동안 맘 편히
따뜻하게 살다 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