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냉장고를 즐기는 법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뭐가 불안해서 매일 장을 보고 식재료를 쟁여두는지..
싱싱한 재료를 사다가는 당장 해 먹지 못해서
반쯤 상하고 상해서 냉장고 저 구석에 박혀있고
박혀 있다가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물이 되고..
반복을 한다.
살림이 19년 차인데도 왜 나아지지 않는지
집밥을 고수하지만 아들과 딸의 식성이 다르고
다 맞춰주려다 보면 식재료가 두배로 든다
오늘은 째려보던 냉장고의 식재료들과 반찬들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깊이 생각하지 말고 아깝다 생각 말고 버리기
나는 한 번씩 버리기는 잘하는 거 같다
주기가 좀 길어서 그렇지
유튜브를 보면 어쩜 살림을 그렇게 깔끔하게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소분도 잘하고 남김없이 이것저것 만들어 가족들을 먹이던데..
부럽지만 그게 잘 안된다.
나 혼자 합리화를 한다.
워킹맘이고 아들과 딸의 식성이 다르고 블라블라
이 정도면 됐다고
진짜 소스까지 정리하니 냉장고가
사람이 들어가도 되겠다 너무 기분이 좋다
그러나 그 기분도 잠시 내일은 뭘 해주나...
이건 엄마들만의 끝없는 숙제
며칠 있다가 채워지더라도 오늘은 빈 냉장고를
즐겨야겠다. 마음이 이렇게 가벼운걸... 진작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