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함을 찾아서
얼마전에 운전 중 전화 한통을 받았다. 음? 지역번호가 지방이었다.
요즘, 하도 스팸 전화가 많아서 받을까말까 고민하다가 받았다.
"예, 전화받았습니다."
"아, 여기 관리사무소인데요. OOO호 집주인 맞으시죠?"
뭐지? 하다가 기억났다. 그렇다. 나는 집주인이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세입자 분께는 말씀드렸는데, 전기계량기가 고장났어요. 그래서 이번 달 전기계측이 안되서, 작년 전기계량 수치나 직전 3개월 전기소비량 평균 수치 중에서 적은 걸로 전기세가 나갈거에요."
그리고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그런데, 전기계량기가 집주인 관리하에 있는거라 수리비를 내셔야해요."
그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서 뇌가 무언가를 계산하고 있었다. 순간 내가 내는게 맞는건지 궁금해졌지만, 물어보지 않았다.(혹시 세입자가 내야한다고 생각했을까봐 오해하는 분들께 말씀드린다. 아파트에서 부담해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전기계량기 고칠 수는 있나요?"
"네. 지금 외주업체와 통화하면 이번주 안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통화가 끝난 후, 나는 와이프에게 얘기했다.
"예전의 나 같았으면 사실 물어봤을 것 같은데, 지금은 세입자분이 혹시라도 신경쓰였을까봐 걱정되는 마음이 크네"
세입자. 그 세입자라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상황인지 나는 알고있다. 이 집을 사기 전까지 나는 월세인생을 살았다. 그리고, 지금도... 월세인생이다.
그렇다. 나는 집주인이자 세입자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 살던 집을 놔두고 사는 거처를 옮겨야 했다. 갑작스런 이사에 집을 파는 것이 힘들겠다고 판단하고 임대를 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세입자를 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바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난 '집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집주인이 되기 전, 열심히 집을 알아보러 다녔고 마음에 드는 집을 구했다.
그렇게 난 또다시 '세입자'가 되었다.
그래서 이사 오기 전, 집안에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다 확인하고 샤워 수도기까지 새걸로 교체해 두었다. 그리고 이번에 전기계량기 사건으로 심란해하셨을까봐 문자를 한통 보내드렸다.
그리고, 오늘 관리소에서 처리를 해주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오늘 '집주인'으로서 역할을 하나 했다.
돈을 많이 벌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돈'만' 좇아가는 사람은 그 돈이 인생의 전부가 되기 때문에, 돈을 잃었을 때의 충격이 너무 크다. 우리는 그 속에서 하나씩 '가치'를 찾아가야 한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여러분만의 '가치'를 한번 찾아봤으면 한다. 오늘도 당신의 하루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