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가면 누구나 행복할 줄 알았다.
안녕하세요. 노마드랩스입니다. 오늘은 저에 대한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행복한 삶. 자유로운 삶을 꿈꿔왔습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 꿈만 꿔왔고 그걸 위해 과연 내가 무얼 노력했을까?라는 걸 깨닫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냥 마냥 흘러가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누구나 태어나서 어떤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길 원하는데, 삶이 힘들고 지치면 사람이 좋아하는 걸 찾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좋아하는 걸 한다는 게 꼭 행복한 삶을 사는 건 아니더라고요. 왜냐하면 사람은 '생존의 본능'이 있기 때문에 결국 생산적인 일을 해야 됩니다. 결국 돈을 벌어야 하는데, 좋아하는 일은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저는 학교 다닐 때 사실 '정해진 것'들만 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노는 건 '술 먹기', '예능 보기' 이게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걸 한다고 그 사람이 행복해질까요? 아닐 겁니다. 결국은 얻는 게 생각보다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사실 '생산적'인 일들이 아닙니다. 그냥 힘든 순간을 잊고 싶고, 순간적인 즐거움을 위한 놀이였죠. 적어도 저에게는.(물론 영상편집이나 PD님과 같은 관련 직업을 갖기 위해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그런 제가 대기업에 들어갔습니다. 단 한 번의 해외연수나 멋진 스펙 없이 운이 좋게 입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제가 굉장히 대견했고, 주변에서도 나름 칭찬을 받아서 좋았습니다. 그 직장에서 6년 반 정도를 일했었는데요. 깨달은 점이 하나가 있습니다. 그렇게 멋지고 이름 있는 직장에서 돈을 받으면서 일을 한다는 자체가 '행복하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물론 배운 건 많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저도 있었죠. 하지만 항상 불안했습니다.
'회사에서 진급이 안되면 어쩌지?'
'이번 고과를 못 받으면 어쩌지?'
'회사 힘들어서 나가야 하면 어쩌지?'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그 시즌만 되면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야근을 참 많이 했는데요. 모르는 게 너무 많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고, 고객의 요구사항을 맞추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능동적이었지만 나만을 위한 사실 스케줄 조정이 거의 불가능한 직업이었습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일정을 정해놔도 고객이 한번 전화가 와서 '이거 급하니까 빨리 처리 좀 해줘요'라는 뉘앙스로 전화가 오면 처리를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야근이 잦았죠.
이 야근은 저 혼자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나이가 들고 가정이 생기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특히 결혼하고 나서 와이프가 직장을 그만두고 제가 일하는 지방에 내려오게 되었을 때는 와이프는 '혼자'였거든요. 친구가 없었습니다. 그런 와이프는 '혼자' 항상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있었죠. 왜냐하면 제가 매일 야근을 했거든요. 그래도 이 때는 그나마 괜찮았습니다. 그 후 아이가 생기고 저희 갈등은 점점 커갔죠. 저희는 양가 부모님이 가까이 있지도 않아서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곪아갔습니다. 그만하고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갈 곳이 없다... 회사도 힘들고 집도 힘들고 난 어디로 가야 하지?'
술도 못 마셨습니다.(술 마시면 더 큰 싸움으로 번졌거든요) 저도 너무 힘들었고 제가 하고 싶어서 야근을 하는 것도 아닌데 회사는 '이거 해야 한다. 못하면 어쩔래'를 하고 있고, 집에 가면 '일찍 좀 들어와서 이것 좀 같이 해달라는 와이프'. 그런데 먹고살려면 회사를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급격한 우울증에 빠졌습니다.(특히나, 대부분 육아의 고통은 '엄마'에 포커싱이 되어있지. '아빠'를 위로해 주는 사람은 정말 없었습니다. 그 부분이 정말 더 우울하게 만들더군요.) 그런데 하소연을 아무리 직장 동료들에게 해도 답은 없었습니다. 그들도 그렇게 대부분 살고 있기 때문이겠죠.(물론 양가의 도움을 받는 분들은 조금 낫죠) 그런데 저희는 정말 기댈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울컥하네요.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모든 생활이 다 무너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더 이상 살다가는 나도 쓰러지겠다. 이 악순환을 끊어야겠다.
그리고 지금은 이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는 중입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일찍 집에 와서 아이 데리러 어린이집에 갑니다. 그리고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자고 하면 아빠가 저 밖에 없더군요. 그리고 약간 특이한 점은 대부분 부부가 혼자 생활을 하고 싶어 하지 같이 뭔가를 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저희는 같이 무언가를 하는 걸 즐깁니다.(예전부터 주말에는 어디든지 나가는 걸 즐겼습니다. 주로 맛집이나 예쁜 카페. 아니면 넓은 공원 같은 곳이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가기가 쉽지 않지만요) 와이프도 정말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저희는 현재 같이 성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