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세상
회사에 다니면서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저 친구는 성공하겠다. 음. 저 친구는 잘 안 되겠네.
물론 저 친구 중에 '나'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평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변화했다.
중요한 건 한 번의 인상이 평생 가진 않는다는 점이었다.
나는 나보다 먼저 입사 한 선배들은 부담이 되지 않았다.
나보다 먼저 입사했기에 나보다 잘할 수 있을 수 있다는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나보다 늦게 입사한 사람이 잘할 때는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나보다 잘하면 어쩌지? 나를 앞질러 가면 어쩌지?
그런 걱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졌다.
점점 더 잘하는 친구들. 자기 말을 내세울 줄 아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그 친구들을 관찰해봤다.
왜 내가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일까.
소위 '잘한다는 느낌'을 내게 준 친구들은
자신과 남을 비교하지 않았다.
자신의 길을 걸어갈 뿐
그리고 길이 없으면 만들겠다는 '목소리'를 내는
그런 친구들이었다.
최근 한 명의 친구가 SK 이노베이션으로 이직을 했다는 소식을
나에게 전했다.
"형, 여기도 시스템은 뭐 그리 좋지 않아요 ㅋㅋㅋ 그래도 재밌을 것 같아요"
그 친구들 중 한 명이었다.
이 친구는 정말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친구였고,
성난 황소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조직에 융화되기 위해 나름 노력했고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가 야근에 찌든 어느 날이었다.
우리는 그 당시 서로 힘든 상황이었다.
급변하는 시스템 속에 일이 너무나도 많았던 상황.
그런 상황 속에
이 황소 같았던 친구가 나에게 건넨 한 마디가 있었다.
"형, 바쁜 거 있으면 얘기해줘요. 도와줄게요"
나는 이 한 마디를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잊지 못한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에 와서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남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내면서 '상생'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 순간
세상은 변화할 수 있겠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