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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딩하는 작가 코작 Feb 14. 2021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해서 정말 극복이 될까?

극복이라는 것의 함정

아니 넌 왜 그런 것도 못해? 왜 떨어? 잘할 수 있어! 이겨 내!


주변에서 흔히 하는 말들. 나는 이 말이 굉장히 불편하다. 흔히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두려움을 극복하라는 이야기. 그런데, 내가 묻고 싶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평생 두려움은 못 느끼나요?


아마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잘하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얘기하는 것일까? 그건 '행동력'에서 나오는 위대함이 아닐까 싶다. 두려움에 굴복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그것보다 나는 점점 절망하고 우울의 끝으로 빠지게 된다.


물론, 마음이 괜찮을 때는 다 괜찮다. 쉬어도 괜찮고 아무것도 안 해도 그걸 버틸 힘이 있다. 그렇지만 마음이 불안할 때는 그 어떤 걸 해도 불안하다. 그럴 때는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 우리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사실 여기에는 굉장히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독서, 운동, 공부, 예능 보기, 사람 만나기 등 그중에서 불안함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기본은 나는 '운동'을 선택하고 있다.


정말 귀찮다. 시간 아깝고 지금 해야 할 것 투성인데,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어?


그럼 나에게 다시 물어보자. 내가 그렇게 바쁘게 살고 많이 했는데 지금 나에게 남은 건 뭘까? 생각해보자. 나는 지금 '불안'이 남았다.


우리는 기본 적으로 효율을 굉장히 추구한다. 그것이 맞는 것 같고, 세상 또한 그것만이 정답인 것처럼 얘기한다. 이것도 생각해보자. 누구나 효율적으로 살 수 있었고, 우리는 나름 효율적으로 살아왔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취업이라는 정해진 테크트리 속에서 말이다. 이걸 더 빨리하면 '우와'가 되고 늦으면 '뭐야'가 될까?


사람마다 똑같은 테크트리로 살아왔다고 한들. 사는 방식은 다 제각각이고, 다 힘들어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이것이 필요하다.

나는 왜 살고 있을까?


부끄럽지만, 나는 이런 생각을 사춘기(?) 때도 해보지 않고, 대학 때도 안 해보고 회사 생활의 선배기수가 되고 나서야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그냥 모르겠다. 남들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그 인생을 사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외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길이 굉장히 많았다. 그 많은 길 중에 나는 줄곧 한 길만을 걸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하기 전까지 나에게 남은 건 '불안'이다.


내가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을 할 때, 나에게 내 소속 팀장님이 얘기하셨다.


네가 지금 그럴 나이야? 하고 싶은게 있다고 그걸 한다고? 너 생각만 하는거아니야? 가족은. 와이프는 그래도 된대?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 외에도 몇 분이 나에게 가지 말아야 되는 이유 수백가지를 안겨주었다.


너무 두려웠다. 정말 내 생각만 하는 걸까. 지금 것 이뤄왔던 인간관계, 회사 일 등을 다 버리고 가는 것이 두려웠다. 나도 이 선택을 하고 나서 두 달간 두통으로 고통받으며 살았다.


물론 이직하고 새로운 것에 적응하느라 힘들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이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도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뛰고 있다.


와보니 사실 이 길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오기 전에는 그렇게 두려웠는데...


새로운 것은 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그리고 하면서도 많이 힘들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살아가는 데 '두려움'은 필수다. 나는 이 '두려움'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감싸안아주기로 했다.


이 두려움 덕분에, 나는 새로운 길이라는 신호를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이 두려움을 찾아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이 '두려움'은 내가 무언가를 할 때마다 올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이걸 받아줄 것이고, 안아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렇게 나는 삶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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