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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딩하는 작가 코작 Feb 17. 2021

부부상담을 하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

결혼학개론을 읽고


책을 보면서 오랜만에 웃었다. 재미있어서 웃은 것도 있지만, 가장 컸던 웃음 포인트는 공감이었다. 결혼 7년 차인 내가 겪고 있는 스토리를 다른 사람도 겪고 있다는 게 너무 웃기면서 흥미로웠다. 그렇게 나는 벨린다 루스 콤 작가와 책을 보면서 동화되어 갔다.


1. 익숙함의 문제

2.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3. 영원한 숙제, 돈


이번에는 세 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익숙함의 문제.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영원한 숙제, 돈. 이 세 가지 주제에 대해 부부관계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만한 것이 있을까? 아마 대부분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익숙함의 문제


우리는 시간이 지나고 계속 생활하다 보면 서로를 잘 알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알지 못한다. 왜일까. 얼굴을 많이 보다 보면 익숙은 해진다. 그러나, 그 사람의 내면까지 알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내가 어떤 얘기를 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유심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야식을 좋아하고 그중에 치킨을 정말 좋아한다. 나는 2013년도부터 배달의 민족을 쓰기 시작했었다. 이렇게 까지 성장할 줄은 몰랐지만, 나에게 배달의 민족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와이프가 여자 친구 일 때부터 자취방에서 같이 먹던 치킨도 너무 좋았다. 결혼하고 나서도 치킨은 우리에게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나는 와이프는 치킨을 좋아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 나는 이런 얘기를 듣게 된다.


사실 나, 퍽퍽 살 굉장히 싫어해. 가슴살은 네가 먹어


충격적이었다. 그럼 그 이전까지는 다 참아내고 먹었단 말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우리는 서로 익숙해지면서 마음속에 있던 말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나도 퍽퍽 살은 싫어한다는 것. 그러나 어쩌겠는가. 내가 먹어야지.


그런데, 그거 아는가? 우리는 이렇게 정말 사소한 것으로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행복하게 살 수도 있고, 이혼소송까지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왜 싸웠는지 기억조차 제대로 나질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신혼여행을 가서 대판 싸웠다. 그것도 바르셀로나 광장의 한 복판에서 말이다.


나는 당시 회사일이 너무 힘들어서 여행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사실 휴양지를 원했으나, 와이프는 유럽여행을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우리는 목적지를 바르셀로나로 정했고, 바르셀로나 한 곳에서 일주일을 머물러 있기로 했다. '7박 8일 바르셀로나'인가? 아마 그 책 표지를 보고 결정했던 것 같다.



정말 가보니, 바르셀로나라는 한 도시에서 볼 것이 넘쳐났다. 그냥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즐거웠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는 이틀에 한 번씩 숙소를 옮겼다. 그리고 굉장히 많이 걸어 다니고,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움직인 내 몸이 버거워했는지 몸이 많이 힘들었다. 이것이 싸움의 시작이었다.


여기까지 와서, 왜 그렇게 힘들어해? 재미없어?


와이프에게 들은 이 말이 나는 너무 서러웠다. 숙소 옮길 때마다 캐리어도 끌고. 해외 나와서 사진작가를 불러서 스냅 촬영할 때도 힘들었지만 아무 말 않고 열심히 잘 찍었다. 그런데, 몸이 힘들어서 재미없냐니. 그런데, 이 말에는 이유가 있다. 여행 계획을 와이프가 혼자 거의 다 짰다. 내가 미친 듯이 회사에서 야근을 했었고, 정말 청첩장 돌릴 여유조차 없던 시기였기 때문에 와이프가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사실 나도 안 아프고 싶고 재미있게 다니고 싶은데 몸이 그런 걸 어쩌겠는가. 이 한마디에 나는 설움을 토로했다.


내가 몸이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닌데.. 너무한 거 아니야?


이렇게 나온 반응이 와이프에게는 비수로 꽂혔다. 우리는 그렇게 바르셀로나 광장 한복판에서 원투 펀치를 서로 주고받은 후 나는 벤치에 앉고, 와이프는 어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화해는 내가 먼저 청하고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 날 충전해서 다시 열심히 놀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일이 굉장히 비일비재하다. 싸움의 시작은 '말 한마디'로부터 시작된다. 아니면, '행동 하나' 사실 이건 결혼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인간관계는 친하지 않으면 우리의 페르소나가 발동하여 상대방에게 저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왜 우리는 부부관계에서만 유독 그럴까? '편하다'라는 생각을 해서 아닐까 싶다.


정말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철학자 강신주 님은 이렇게 얘기했다.


애(愛)라는 말을 아시나요? 사랑이란 뜻이 뭘까요.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쓰고는 합니다. 사랑이 변질된 것이죠. 우리 선조들은 애(愛)라는 말을 어떤 의미로 사용했을까요? 원래 애(愛)의 의미는 '아낌'이었습니다.


나는 정말 이 말을 듣고 너무 감사했다. 굉장히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했던 '사랑'이라는 개념이 한순간에 아낌으로 자리 잡았다. '아낌'은 사랑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었다. 내가 와이프를 사랑하는 것도, 아이를 사랑하는 것도 '아낌'이라는 단어로 다 표현이 된다. 그리고 나는 부부관계에서 어떻게 대하면 될지 분명히 알게 되었다.



영원한 숙제, 돈



아마 돈 문제로 안 싸워 본 집이 있을까? 사실 돈 문제로 싸우게 되는 것은, 부부관계만 한정 짓기에는 범위가 좁다. 가족이라는 관계로 양가 문제도 거론될 수 있고 형제, 사촌과 같은 모든 혈연관계가 끼게 되는 것이 돈이다. 사실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감사한 게,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하는 편이다. 그러나 한 번은 나에게 이런 시련이 닥쳤다.


왜 부모님께 용돈을 안 드려?


처남이 한번 술을 먹고 와이프에게 전화를 했다. 너무 힘들어했던 것 같다. 누나가 있는데 혼자 부모님께 돈을 드리는 그 무게 감만으로도 벅찼을 것이다. 물론, 연봉이 적지는 않았다. 그 누구나 들으면 알법한 직장에 돈도 나보다 많이 벌고 있던 상황이었다. 단지, 처남은 사회 초년생이었을 뿐.


그러나,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는 무게감이 있다. 나 혼자 하는 것 같은 외로움. 그 외로움을 알기에 나는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다만 나에게는 그 당시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빚'이었다.


나는 하나의 꿈이 있다. 정말 행복함이 가득한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꿈. 그 기초에는 어느 정도의 '돈'도 한 몫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의 나에겐 머릿속에 '돈'밖에 없었다. 그리고 '돈'만 좇던 나에게 남은 건 '큰 빚'이었다.


처남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와이프는 울면서 통화를 했다. 서로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나의 상황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빚'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게 한 시간여 통화를 하고 끊었을까. 다음 날 나는 와이프에게 물어봤다.


얘기는 잘했어? 정말 미안하네.... 형인데 도와주지도 못하고


그 뒤로부터 처남은 나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혼자 힘들어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알았기 때문일까. 내가 돈이 없다는 동정심에 그랬을까. 이유가 어쨌든 좋다. 나는 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정말 행복한 가족관계를 꾸리며 살고 있다.


언젠가 내가 이런 얘기할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그땐 미안했어. 고생 많았어. 이제부턴 내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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