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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부부 Apr 22. 2024

요즘 가장 많이 구매하는 것

시간

소비

결혼 4개월 때 남편 부부부의 생일이 찾아왔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생일이다. 아내 부부부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생일선물을 주제로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비록 둘이지만 만장일치로 빠르게 결정되었다. 이번 남편 생일만을 위한 결정이 아니다. 평생 실천할 결정이다.


"생일 선물로 여행을 떠나자!"


소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아낄 생각은 안 하고 무슨 여행인가 싶을 수 있다. 소비와 절약은 다르다. 소비는 일차적으로는 돈으로 무언가를 구매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소비에 자신만의 가치가 들어가게 된다면 무엇이 되었든 괜찮다. 무조건 아끼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가치에 맞는 소비를 하면 된다. 우리 부부는 함께 행복을 구매할 수 있는 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선물을 구매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소비될 수도 있다. 우리는 함께하는 여행의 추억과 시간이 더욱 값진 선물이라 생각한다.


쇼핑(shopping)은 단순 구매(buy)보다 물건을 사는 시간과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쇼핑의 과정에는 여러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앱이나 매장 등 구매 경로를 생각하고, 트렌드나 유행, 색상, 핏, 상품 질, 가격 비교, 쿠폰 여부 등 최종 구매까지 너무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렇게 고민하고 구매한 물건이 마음에 안 들 때 오는 상실감은 말도 못 한다. 어느 순간부터 쇼핑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최소한의 식재료 및 생필품 외에는 쇼핑하지 않게 되었다. 많은 대화를 통해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일치하게 되었다. 그 결과 유일하게 가장 오랜 시간과 고민하고 지속해서 소비하는 쇼핑 품목은 미래의 시간이 되었다.




시간 구매

2011년 개봉한 영화 <인 타임>을 아는가? 무엇이든 시간으로 구매하는 세상에 대한 주제로 만든 영화이다. 단순 물건이 아닌 수명까지 말이다. 아쉽게도 참신한 주제와 달리 영화 내용은 크게 인상 깊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영화에서의 시간은 잃지만 않는다면 영생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생명 기술은 영생이 불가하다. 만약 미래에 가능하게 되더라도 엄청나게 큰 부를 가진 일부만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영생은 불가하지만, 영화에서 나온 미래의 시간은 지금의 우리도 구매할 수 있다. 말도 안 되게 느껴질 수 있다. 2024년 현재 어떻게 미래의 시간을 구매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


"시간을 쓰고 돈을 버는 지금, 돈을 쓰고 시간을 벌자."


이 얼마나 심플한가? 출퇴근, 회사에 시간을 쓰는 직장인의 삶과 완전 역 구조이다. 모순이 느껴진다. 시간을 쓰고 돈을 버는데, 그 돈으로 다시 시간을 번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미래의 시간을 구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잔소리처럼 듣던, 젊을 때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딱 맞는 행동이다. 잔소리가 아니다. 명언이자, 맞는 말씀이었다. 우리는 짧은 젊음의 시간을 사용하여 긴 미래의 시간을 사야 한다. 당장 내일, 일주일 뒤의 짧은 시간이 아닌 여생을 책임져줄 긴 시간 말이다.


시간을 구매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자본 흐름을 만들면 된다. 방법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주식 등이 있을 것이다. 자본 소득에 대해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라면 뭐든 좋을 것 같다. 최소한의 목표로도 가능하다. 최저 시급을 기준으로 2024년 현재 약 1만 원 수준이며, 하루는 약 24만 원의 값어치를 가진다. 한 달의 평일 시간을 모두 사들일 수 있으면 사실상 직장인 졸업이라는 뜻이다. 부부부는 현재 월 25만 원 정도 되는 안정적인 자본 흐름을 갖춘 상태이며, 온전히 대한민국 국민 최소한의 하루를 구매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 흐름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젊음이라는 소중하고 짧은 나날의 기간의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긴 미래의 시간을 축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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