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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Aug 11. 2018

호구와 착한사람 사이에서

기브앤테이크, 애덤 그랜트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애덤 그랜트’의 ‘기브앤테이크 입니다.’


2.
이 책은 한주한권에서 13번째로 함께 읽는 책 이기도 하고, 이전에 동일 저자의 ‘오리지널스’라는 책을 리뷰한 적이 있기도 합니다. 저자의 생각이 마음에 들었던 분들은 이 책에 이어서 오리지널스를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듯합니다.

3.
여러분은 사람을 나누는 나름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한의학에서는 타고난 체질에 따라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으로 나누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행을 하는 타입에 따라 ‘관광객’과 ‘여행객’으로 나뉘기도 하던데요.

책의 저자인 애덤 그랜트는 ‘타인’과 관계를 맺는 패턴에 따라 인간을 3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테이커taker 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욕구에 대한 관심이 높고, 타인에 대한 욕구에 대한 관심이 낮죠.
그러다보니 타인을 자신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하는 일이 많고, 관계 역시 자신이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지속됩니다.

두번째는 매쳐matcher 입니다.
이들은 딱 자신의 욕구만큼 타인의 욕구에 관심이 있습니다. 나도 그러하듯이 너도 그러하겠다라는 정도랄까요. 인간관계 역시 정확한 기브&테이크를 통해 지속됩니다. 내가 타인의 몫을 빼앗는 일도 없지만, 타인이 나의 몫을 빼앗는 것도 참지는 못하죠. 

세번째는 기버giver 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욕구보다 타인의 욕구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음 타인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려하는 성향 자체가 이들의 욕구라고 할까요? 타인을 돕는 일을 즐겨하는 부류입니다. 관계 역시 이해득실보다는 ‘도움’을 주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5.
인류가 만들어 낸 역사상 두번째로 오래된 성문법전인 ‘함무라비’ 법전 196조에 쓰여져있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법문을 우리는 승리의 불문율로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애덤 그랜트가 포착한 기버들의 역량은 우리가 승자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줍니다.

저자는 대학생, 영업직사원,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의 행동양상에 따른 직업군내 성공정도에 대해서 조사하였는데 놀랍게도 성공의 가장 탑클래스에 있는 집단은 테이커도, 매쳐도 아닌 기버였습니다. 물론 가장 바닥에 있는 것도 기버들이었죠.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로 안다’와 ‘선행은 더 크게 돌아온다.’라는 모순된 문장이 실제로 양립하고 있는 이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할까요?

6.
먼저 더 많은 것을 갖는 테이커가 아닌 더 많은 것을 주는 기버들이 성공의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는 이유는 함무라비 법전이 쓰이던 시절과 현대는 시공간의 제한성에 큰 차이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유비쿼터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어디에나 존재하는’이라는 말인데요. 이 말이 4차산업혁명의 대표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 역시 실시간을 지향하죠.


예를 들어서 이해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한 정원사가 있는데 어느 날 그의 고객이 다소 무리한 부탁을 합니다. 해줄 수 없는 일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인건비에서 손해를 조금 보고, 시간도 조금 투자해야하는 일이었죠. 하지만 정원사는 고객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정원사의 행동이 정원사와 그 고객 1명과의 관계에서 끝이났습니다. 정원사의 기버적인 행동이 그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주기에는 그의 선행을 전달할 수 있는 시공간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다릅니다. 만약 현대의 정원사가 앞선 사례처럼 다소 어려운 고객의 요구를 흔쾌히 들어줬다면 고객은 정원사에게 높은 평점을 주고, 매우 긍정적인 리뷰를 남길 것입니다. 그의 호혜성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빠른 시간내에 전달이 되고, 궁극적으로 그는 더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테이커인 정원사가 자신의 작고 단기성인 이익 때문에 부탁을 거절했을 상황에서 기버인 정원사는 한번 뒤로 물러나는 행동을 통해 더 크고 장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게되는 것입니다.

이런 기버행동의 가속도성은 네트워크가 매우 촘촘히 발달해있는 시대가 될수록 더욱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7.
그러나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모든 기버들이 탑클래스가 아닌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호구’가 되지 않을 4가지 성공하는 기버로써의 생각의 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가지만 우선적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은 베품의 능동성 입니다. 성공하는 기버는 24시간콜센터처럼 자신을 필요로하는 누군가의 연락을 받으면 쪼르르 달려가서 도와주고 정작 자신의 삶은 지탱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성공하는 기버는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자신이 직접 능동적으로 설계합니다. 자신이 바쁠 때는 잠시 타인의 일을 미뤄둘 줄도 알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는 당연히 ‘no’를 외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돕는 일을 ‘감정’적으로 여기기 쉽지만, 성공하는 기버들은 타인을 돕는 일을 ‘이성’적으로 생각합니다. 도움을 필요로하는 사람이 딱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그들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해줄 수 있기 때문에 돕는 것이죠.

가장 성공하는 기버는 먼저 자기 자신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8.
타인을 돕는 행위의 이익이란 모순된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나간 애덤 그랜트의 기브앤테이크. 그러나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한가지 찝찝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만약 여전히 힘없는 다수는 함무라비 법전의 시대와 같은 시간,공간적 제약을 받는 상황에 놓여져 있다면? 탑클래스의 기버들은 그들만의 호혜의 세계 속에 살고 있고, 그 아래는 테이커와 매쳐들이 만들어놓은 지거나 이기는 것 밖에는 없는 게임의 룰 속에서 살고 있다면?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버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채용비리 뉴스를 통해 잔잔히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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