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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Aug 12. 2018

망각은 기억보다 위대하다

왜 나는 사소한것까지 기억하려하는가, 도야마 시게히코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도야마 시게히코’의 ‘왜 나는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려 하는가’ 입니다.


2.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자꾸 까먹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 재차 강조하고 있는 책 입니다. 사람들에게 망각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3. 
혹시 미생이란 드라마를 아시는 지 모르겠네요. 윤태호 작가의 웹툰이 원작인데요. 장그래가 입사 초기에 기원에서 소꿉장난같은 영업을 하며 과거 바둑기사로 생활하던 시절을 기억하며 힘들어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그래는 결국 새로운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기로 결정하고 엘버트 허버드의 말을 빌립니다. ‘기억은 위대한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위대한 것은 잊는데에 있다.’ 라고 말하는 엘버트 허버드의 말은 저에게도 매번 떠올리기 싫은 기억에 힘이 들 때마다 힘이되어주는 말입니다.

엘버트 허버드와 책의 저자인 도야마 시게히코 두 사람 모두 ‘망각’의 힘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지만 두 사람이 촛점을 맞추는 망각의 순기능은 조금 다른 형태입니다. 엘버트 허버드가 ‘과거를 잊음으로써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에 촛점을 맞췄다면 도야마 시게히코는 ‘잊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억’이라고 주장하는 듯 합니다.

4.
왜냐하면 인간이 망각을 하는 과정에는 패턴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진정한 망각은 100퍼센트를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망각은 잊어야 할 부분과 기억 속에 남겨야 할 부분을 구별하는 것이며, 놀랍게도 그러한 구별과 취사선택은 거의 무의식중에 일어’납니다.

풀어 말해보자면 ‘기억’을 1차적인 메모리 기능이라고 한다면 ‘망각’은 1차적 기억에 필터링의 기능을 더한 한단계 더 높은 2차적인 메모리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각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게 무의식적으로 일어나지만 그 무의식너머에서는 ‘무엇을 기억해야하고’, 더 중요한 정보를 더 많이 기억하기 위해 ‘선별’과정이 하나의 기억의 흐름을 만드는 것이죠.

우리가 빛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어둠이 있기 때문이듯, 우리가 기억을 할 수 있는 것은 무언가를 까먹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그 자체가 기억의 의미를 상실한다고 보는 것이죠.

5.
단순히 ‘나쁜 일은 잊는 것이 좋기’때문에 망각이 중요하다는 지점에서 이야기는 멈출 수도 있었지만, 조금 철학적으로 넘어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식으로 저만의 논리로 과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백년동안의 고독’이란 작품으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기억에 대해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흔히 무언가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지만 개인의 삶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정확하게 기억하고 사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내가 살아온 시간과 그 시간을 내 나름대로 재구성해가는 주도적인 사고가 조금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6.
망각은 또 다른 기억이라고 말하며 우리에게 마음껏 까먹을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해주는 책, ‘도야마 시게히코’의 ‘왜 나는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려 하는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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