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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Aug 13. 2018

인간으로 전락한 돼지이야기

동물농장, 조지오웰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입니다. 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16번째로 함께 읽는 책 입니다.


2.
1945년에 출간된 이 책은 스탈린 통치 하에 소련의 전체주의에 대한 메타포로 가득합니다. 줄거리를 구성하는 사건들과 캐릭터들이 소련 정치 관련 사건과 인물에 일대일 대응을 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세부적인 사건과 캐릭터들이 실제 소련 정치에서 어떤 인물들을 상징하는지에 관한 자료는 많으니 생략하고, 오늘 영상에서는 [조지오웰이 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책의 1장에서 동물들을 고무시켰던 메이저 영감의 연설에서 인간들을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3.
조지 오웰은 스스로 자신의 집안 “상류 중산층의 하층”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 표현에는 귀족이라는 신분은 가지고 있으나 경제적으로는 빈곤한 계층에 속한 조지 오웰의 상황이 담겨있는데요.

조지 오웰의 부모님은 오웰이 가난하지만 엘리트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이튼스쿨과 같은 상류층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오웰 역시 장학생으로 뽑히는 등 높은 수준의 교육을 소화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 후 오웰은 계급적, 물질적으로 상류층인 학교 친구들과 빈곤한 자신의 집안형편을 계속 비교하였다고 회고하였습니다. 아마도 이런 청소년기의 기억이 그가 일반 서민들과 1% 상류층의 빈부격차를 꾸준히 자신 이야기의 주제로 삼게하지 않았을까합니다.

오웰은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엘리트 사회의 안락함과 빈곤한 서민들의 궁핍한 생활이 어디에서 기인하는것인지 고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대학생이라는 부르주아스러운 타이틀이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고등학교 졸업 이후 미얀마에서 경찰로 생활했지만, 경찰생활에서 1%의 상류층을 위해 애먼 서민층을 감시,억압한다는 생각에 자기혐오로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이 후 그는 런던으로 넘어가 각종 허드렛일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왜 모든 이가 함께 행복하지 않은지, 왜 소수의 행복을 위해서 다수가 희생되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며 틈틈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완성해 나갔습니다.

4.
이러한 그의 고민이 잘 담겨있는 두 캐릭터가 [메이저 영감]과 [영도자 나폴레옹]입니다.

4-1)
동물농장이 [존스]의 관리 아래에 있던 시절 메이저 영감은 농장의 동물 식구들을 불러 놓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꼭 해야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이죠. 그는 동물들에게 삶을 직시하라고 말합니다.’ 겨우 목숨만 유지할 정도의 먹이를 얻어 먹고, 힘이 다 할 때까지 일하도록 강요받다가 쓸모없게 되면 그 순간 처참한 죽음을 당하게’되는 것이 농장 동물들의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인간을 지목합니다. ‘생산은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종족이라고 말이죠.

메이저 영감이 지적하는 인간의 문제는, 사회주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은 마르크스가 지적하는 자본가의 문제와 일치합니다. 그들은 모두 자본주의의 착취적 본질을 통해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계급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자본주의의 태생적 성격이 착취적일수밖에 없는 이유를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을 통해 이해해보려합니다.

4-2)
우리는 빵 한개를 만들어서 팔려고 합니다. 빵의 가격은 1000원인데 기계설비비용이 30원, 원재료비용이 30원, 인건비가 40원이라고 하네요.

여기서 기계설비 비용과 원재료 비용은 고정된 값입니다. 인력으로는 줄이려해도 줄일수가 없습니다. 이를 불변자본이라 합니다.

하지만 인건비는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조금 약게 부려먹으면, 10분씩 찔끔찔금 더 일하게 하면, 혹은 회사 사정이 안좋으니 조금만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하여서 시급을 깎으면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가변자본이라 합니다.

*
M= C+V+S라는 공식이 나온다. C (Constant capital) = 기계,원료 등 불변자본, V (Variable capital) = 가변자본 (노동력), S (Surplus value) = 잉여가치

자본가는 노동자를 착취하면 착취할수록 1000원이라는 고정된 가격 범위 안에서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노동자의 가치가 가변적이기때문에 노동가치의 값에 따라 나오는 이 추가적인 이익을 ‘잉여가치’라고 합니다.

결국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임금-노동 계약관계로 구성된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돈으로 가치가 매겨진 노동력 때문에 한쪽에 희생이 필연적일수밖에 없으며, 희생 당하는 쪽은 언제나 을의 위치인 노동자가 됩니다.

메이저 영감은 동물들을 착취하며 안락하게 생활하는 인간들을 비판하였습니다. 많은 동물들은 이에 고무되었고, 결국 반란을 일으켜 매너농장이 아닌 자신들이 자본가이자 동시에 노동자가 되는 ‘동물농장’을 꾸리게 됩니다. 

4-3)
그러나 모두가 스스로의 주인이고, 자본가이자, 노동가인 사회가 될 줄 알았던 [동물농장]은 또 다른 형태의 착취를 당하게 됩니다. 인간들에게 당한 착취와 유일하게 다른 점은 이번에는 동물들이 스스로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모두를, 모두는 하나를 위해 착취적 희생이 아닌 자발적 희생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자발적 희생의 잉여가치는 모두 하나의 계급, 우두머리 돼지들에게 돌아갑니다.

우두머리 돼지의 수장인 [나폴레옹]은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에 비유되고는 합니다. 자신의 독재를 위해 사회주의 이론을 악용하여 전체주의를 펼친 스탈린의 모습이 다수 동물의 희생으로 소수 돼지들의 욕심을 채우는데에 이용한 나폴레옹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인데요. 오웰이 책의 말미에 나폴레옹과 소수 관리자 돼지들이 이웃 농장 주인들과 만찬을 즐기며 카드놀이를 할 때 그들의 모습이 누가 돼지이고 누가 사람인지 구분되지 않았다고 표현한 구절이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5.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농장에서처럼 정의나 평등같은 가치들을 핑계 삼아 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소수의 악질들을 보고 있으면 멀리까지 갈 욕심은 없으니 혼자서 빠르게, 아담하고 안락한 나만의 섬으로 고립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평등한 공동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소수의 욕심을 채우는 독재집단으로 변하게 되는지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책,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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