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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Sep 03. 2018

나에게 행복을 허락하라

굿라이프, 최인철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최인철’의 ‘굿라이프’입니다.



2.
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서른 세번째로 함께 읽는 책입니다. 이로써 총 9,215 페이지째 함께 읽게 되었네요.

3.
이번 책 ‘굿라이프’는 2007년 ‘프레임’이란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관점’의 힘을 알려주었던 최인철 교수의 12년만의 신간입니다. 저는 최인철 교수가 tv 특강이나 유튜브 강연 등에서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몇번 보았는데요.

제 경우에는 ‘프레임’을 읽지 않고 이번 ‘굿라이프’로 처음 이 분의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여름휴가 추천도서’ 중 하나로 소개된 것을 보았기 때문인데요. 우아한 형제들의 대표를 비롯한 많은 명사들이 휴가 중에 읽을 책으로 추천하고 있어서 어떤 책인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읽어보니 굉장히 유익하고, 쉽고, 논리적으로 잘 쓰여져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책의 제목인 ‘굿라이프’, ‘좋은 삶’은 결국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 입니다. 잘 사는 것, 좋은 삶이라고 할만한 것이 결국은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 책이 단순히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편협하게 알고 있는 ‘행복’의 개념을 넓혀서 행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또 잘 이해하는 것을 통해 조금 더 자유롭게 행복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5.
책은 크게 3개의 파트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세 개 파트 모두가 재밌고 유익한 내용이지만, 이번 영상에서는 특히 첫 번째 파트에 집중해서 행복이라는 개념의 확장과 행복한 삶의 기술 2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6.
여러분은 ‘행복’이라는 단어가 어떤 한자로 이루어졌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번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행복’은 한자로 幸福 , 우연을 뜻하는 ‘행’자와 복 ‘복’자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우연히 찾아온 복이라는 뜻이죠.

구성된 글자 자체에서 행복은 우연의 소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저자는 우리가 행복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생각, 그러니까 행복은 우연히 찾아오는거라던지, 의도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일상적이지 않고 기회적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행복의 의미를 넓힐 것을 주장합니다.

6-1.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이 우리의 착각처럼 우연한 행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감정과 상황 속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심리학에서 행복한 정도를 측정할 때 쓰는 PANAS 척도의 기준들을 보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PANAS 척도에서는 행복한 감정을 ‘행복’이라는 단 하나의 개별적 감정이라고 좁게 보지 않고, 다양한 감정으로 이해하고 있는데요. 이는 행복을 단 한 개의 감정상태로 보기 때문에 이미 충분히 행복하면서도 ‘이건 행복한 감정까지는 아닌 것 같아’라고 스스로를 검열하는 좁은 생각의 틀을 깨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PANAS 척도에서 긍정적이라고, 그러니까 행복함을 느낀다고 판단하는 감정들은 [관심있는, 신나는, 강인한, 열정적인, 자랑스러운, 정신이 맑게 깨어있는, 영감 받은, 단호한, 집중하는, 활기찬] 같은 것들입니다. 모든 감정들이 특별한 상황에서만 기인된다기보다는 일상의 흐름 속에서 기쁨을 주는 것들입니다.

6-2.
이러한 넓은 의미의 행복, 조금 더 삶에 가까이에 있는 ‘행복’의 진짜 의미를 조금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저자는 ‘행복’을 대신할만한 단어로 ‘자겸’과 ‘쾌족’이라는 단어를 인용하는데요.

‘자겸’과 ‘쾌족’은 중국 송나라 시대 유학자 주희가 엮은 [대학장구]에 나오는 말로, 고전 연구가인 박재희 박사의 해석을 빌리자면 ‘자겸과 쾌족’이란 남의 시선과 기대에 연연하지 않고 내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는 삶에서 느끼는 만족한 상태를 말합니다.

‘행복’이라는 단어와 달리 ‘자겸과 쾌족’이라는 단어의 포인트는 ‘스스로 만족한 상태’라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7.
그리고 이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기술은 크게 ‘심리주의자의 기술’과 ‘환경주의자의 기술’ 이렇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인 ‘심리주의자’들은 주로 명상하기나 감사한 일을 되새겨보거나, 부정적인 일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해보는 등 내적으로 스스로의 기분을 바꾸는 것에 주로 집중하고,

두 번째 그룹인 ‘환경주의자’들은 ‘심리주의자’들처럼 마음의 기술을 사용하기보다는 보다 쉽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는 다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을 통해서 행복을 만드는 것에 주로 집중합니다.

7-1.
아쉽게도 한국은 ‘심리주의자들의 기술’만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신경 끄기의 기술이나, 화를 다스리는 법 같이 불쾌한 상황이 이미 일어난 사후에 그 감정을 홀로 정리하는 것들 말이죠.

그러나 저자는 ‘환경주의자들의 기술’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사전에 행복한 환경을 구성해서 장기적으로 쉽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개발해나가는 것이 사후에 불편한 감정들을 수습하는 기술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8.
앞서 이야기한 ‘스스로 만족하는 행복’과 그걸 추구하는 기술 2가지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인의 삶에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브라이언 리틀이 연구하고 있는 ‘개인 프로젝트’라는 것인데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프로젝트로 만들어 계속해서 추구해 나간다는 점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자겸과 쾌족’ / ‘심리주의자들의 내면의 평화’ /  ‘환경주의자들의 행복을 쉽게 느끼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 모두에 큰 도움이 되는 삶의 기술입니다.

우연찮게 저도 2012년도 부터 ‘연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매 년 제가 이루고 싶은 것들을 정하고, 연말에는 이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성취율을 계산해보는 소소한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제가 해왔던 연간프로젝트라는 작은 소일거리에 대해서도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9.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라고 하지만,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이 정말 ‘행복인가?’에 대답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행복은 본질 자체가 자유로움이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느슨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책을 계기로 행복에 대해 너무 엄격한 잣대를 내세워 나의 행복을 스스로 경계하는 일을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최인철의 굿라이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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