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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Oct 14. 2018

가격은 원가가 아니다

프라이싱, 헤르만 지몬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입니다.



2.
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서른 아홉번째로 함께 읽는 책입니다. 이로써 총 11,038(+440)페이지째 함께 읽게 되었네요.

3.
지난 주 ‘복종에 반대한다’에 이어 2주 연속 조금 어려운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이번 책은 분량도 많아서 더 읽기 힘드시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완독하고 나면 보람도 있고, ‘가격’이라는 것을 소비자의 시선을 넘어 판매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힘도 만들어주는 책이니 차분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4.
헤르만 지몬은 가격컨설팅을 비롯한 기업의 전반적인 마케팅 컨설팅 업체인 지몬-쿠허 & 파트너스의 회장입니다. 그런 그의 저작인 만큼 책은 기업들의 이익에 포커스를 맞추어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5-1.
모든 기업이 결국에는 장사를 하는 것이라면, 기업들의 이익은 아래와 같은 식으로 나타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익 = 수익 - 비용

수익이 매출이라면, 이익은 매출에서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2.
그리고 수익, 그러니까 매출은 우리 회사의 제품이 얼만의 가격으로, 몇 개나 팔렸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익을 창출하는 식은 아래처럼 수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익 = 수익 - 비용 = (판매가격 × 판매수량) - 비용

5-3.
대부분의 마케팅 관련 서적들은 기업의 이익최대화를 위해서 [수량]과 [비용]에 촛점을 맞춥니다. 광고나 홍보를 통해 판매수량을 늘리거나, 절세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통해서 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려하는 것이죠.

왜 일까요? [수량]과 [비용]은 기업의 내부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수면 위가 아니라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통해 개선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판매가격]은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이 심한 영역입니다.

가격을 갑자기 낮추는 일은 소비자가 브랜드에 갖는 신뢰를 깎아먹기도 하고, 가격을 갑자기 올리는 일은 더욱 더 강한 반발을 일으키죠. 그래서 기업은 [판매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데에 두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6.
그러나 이 책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은 이런 가격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가격은 가장 효과적이고, 탁월한, 말도 안되는 효율을 가진 기업의 경영수단이라고 말합니다. 1%포인트의 가격인상은 기업의 공정가치를 16% 끌어올린다고 합니다. 가장 작은 노력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영과 마케팅의 수단이 가격인 것입니다.

7-1.
헤르만 지몬은 이렇게 가격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실무에서 사용되고 있는 몇 가지 가격결정방식의 사례를 이야기해주고 있는데요. 이번 리뷰를 통해서 가장 인상깊었던 3가지 정도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7-2. *초저가 포지셔닝과 86% 시장
첫번째는 저가보다 더 낮은 가격을 지향하는 [초저가 포지셔닝] 전략입니다.

책의 표지와 소개만 들으면 이 책이 단순히 효과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책은 단순히 고가 전략만 설명하고 있지 않고, 기업이 만들어내는 제품 가치에 걸맞는 가격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반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저가 포지셔닝] 전략은 시장의 크기에 포커싱한 전략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비싼 제품을 파는 기업들이 더 많은 돈을 번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프리미엄 시장의 크기는 4%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96%는 중저가 시장이라고 합니다.

기업이 결단을 내려 개당 이익을 높이는 방향이 아닌, 더 낮은 이익을 더 많은 수량으로 메우는 전략을 택한다면, 초저가 포지셔닝은 개발도상국과 같은 잠재시장에서 매우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도 있습니다.

7-3. *시장침투 전략과 렉서스의 미국진출기
두번째는 경영 초기에 낮은 판매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에 집중하는 [시장침투 전략] 입니다. 시장침투 전략의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토요타의 렉서스가 미국에서 성공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요.

프리미엄 세단인 렉서스가 처음 미국에 출시됐을 때는 동일한 품질을 가진 타브랜드에 비해 월등히 낮은 가격으로 굉장한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초기 미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게 경영을 시작할 수 있었고, 이후 6년간 판매가격을 48%까지 높이면서 초창기의 낮은 가격을 만회할 수 있었던 거죠.

7-4. *울타리치기
마지막으로는 가격별 분명한 차이를 두는 [울타리치기] 전략입니다. 항공사들의 가격별 좌석 클래스 구분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될 수 있겠는데요. 이 전략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가격을 인식하는 방식의 차이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항공기의 좌석은 가격 차이가 큰 만큼 어느 좌석에 있느냐에 따라 받는 서비스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클래스별로 배정된 승무원님들의 인력의 차이가 있는데요. 승객 10명 당 담당해주시는 승무원님들의 비율은 퍼스트클래스에 5명의 승무원님들이 배치될 때, 비즈니스 클래스에는 3명, 이코노미 클래스에는 1명 정도의 비율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서비스의 차이가 왜 일어나는지를 생각할 때, 소비자는 원가중심으로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려면 더 많은 원가가 발생하기 때문에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클래스에는 차이가 나는구나.”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산업별로 실제로 들어가는 원가의 차이는 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이 이렇게 [울타리치기], 즉, 가격별 차등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더 많은 돈을 낼 수 있는 승객이 더 적은 돈을 내게 하지 않기위해서”입니다. 

8.
오늘 소개해드린 3가지의 가격관리 전략 흥미로우셨나요? 혹시 구독자분들 중에 사업을 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특히 불경기에 가격을 올려볼까 고민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격 인상에 대한 두려움도 덜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가격결정법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에 대해서 기업의 눈으로 바라보는 힘을 길러주는 책,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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