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원작)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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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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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마흔번째로 함께 읽는 책입니다. 이로써 총 11,598(+560)페이지째 함께 읽게 되었네요.
어릴 적 청소년 세계문학전집에서 읽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제인 오스틴의 책을 제대로 읽어본 것이 처음이었는데요.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읽는 내내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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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이 대략 스무명정도 되는 이 500페이지짜리 장편 소설은 집필 당시 시대적 사회상도 많이 반영되어 있고, 캐릭터마다 그 시대상에 반응하는 것도 제각각이라 어느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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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러가지 프레임 중에서도 특히 극의 시간적 배경에 촛점을 맞추어 [18세기 유럽의 계급사회와 그로 인한 결혼의 의미] 를 생각해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대적 배경을 초월하여 나타나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서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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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이 [오만과 편견]을 출간한 것은 1813년이었지만, 그녀는 스무살때인 1790년대에 이 소설을 완성했습니다.
현대인들이 생생하게 상상해보기는 어렵지만, 책이 쓰여지고 나왔던 18세기 후반 에서 19세기 초반 유럽은 여전히 계급사회였습니다. 이는 단순하게 현대 자본주의 시민들이 겪는 빈부격차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는데요.
런던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삼촌들이 귀족 가문 부인들에게 괄시받는 장면이나, 캐서린 드 버그 부인이 엉뚱한 시간에 엘리자베스의 집에 들이닥쳐도 베넷가는 아무런 이의없이, 오히려 영광으로 알며 영부인을 모시는 장면에서 잘 나타납니다.
이런 사회였기 때문에 한 사람이 어느 가문에서 태어나느냐 자체가 그 사람 인생의 대부분을 이미 결정하였고, 귀족 가문이라 하더라도 또 다른 내부적 계급인 성별에 따라 상속이 이루어지는 한정상속제도가 생겨났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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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계급사회라는 시대상이 결혼에 대해서 현대와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데요. 결혼은 타고난 신분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결혼이 곧 신분이고, 직업이고, 재산이 되는 것이죠.
이렇게 생각해보면 한정상속으로 남편의 재산이 조카에게 넘겨지는 걸 보았던 베넷부인이 딸들의 결혼에 왜 그렇게 집착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혀 모르던 두 사람이 한집에서 함께 사는데에 수단으로써, 이성적으로써만 결혼을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결혼의 기본조건은 표면적으로나마 언제나 사랑이었을 테니까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통해서 독자는 이성적으로만, 혹은 감정적으로만, 혹은 이성과 감정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결혼하는 각각의 커플들을 엿볼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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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외모를 무기로 철저하게 자신의 신분상승과 재산증식만을 위해서 결혼을 사업으로 보았던 군인 위컴이나, 자신의 외모 때문에 남성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걸 알고 그에 반하는 탁월한 지성을 활용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적당한 직업에, 적당한 수입을 가지고 있는 콜린스의 부인이 되기를 자청한 샬롯은 극단적으로 이성을 활용한 결혼을 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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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반해서 엘리자베스의 동생 리디아는 자신을 볼모라 삼아 빚을 탕감한 위컴의 포로가 되기를 자청하는데요. 자신이 어릴 적부터 그려왔던 낭만적 사랑과 결혼에 대한 환상을 어떤 식으로든 충족하는 극단적으로 감정적인 결혼을 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든 리디아에게는 사랑의 도피로 이루어진 자신의 결혼이 아주 드라마같았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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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가지 타입과는 달리 이성과 감정이 적당히 조화된 커플도 있습니다. 제인과 빙리 커플이나, 주인공인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커플이라면 조화롭다고 말해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인과 빙리는 첫만남부터 서로에게 이끌리며 감정적으로 빠져드는 듯 했지만 두 사람이 가진 태생적인 조심성 덕분에 잠시 떨어져 이성적으로 서로를 고민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떨어졌던 시간들 덕분에 서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아 두 사람 모두 크게 행복을 느끼는 청혼이 이루어질 수 있었죠.
제인과 빙리보다 훨씬 격정적인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이성에서 먼저 시작합니다. 서로의 신분을 먼저 인식하고 신분적 배경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편견을 먼저 가지게 되지만, 또 다른 이성의 표현인 대화를 통해 그 오해들을 풀어나가게 됩니다. 서로의 오만함을 굳이 감추지 않으며 서로를 지적하던 그들은 이성이 쌓아올린 편견의 벽을 이성적 대화를 통해 허물게 되고, 그 벽 뒤에 서로를 사랑하는 감정이 있다는 것을 매우 분명하게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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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이야기한 이성 혹은 감정 혹은 이성과 감정의 3가지 사랑의 모습 중에 [무엇이 옳은 사랑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목적이 사랑에 우선한 위컴과 샬롯이나, 혼자만의 환상을 가진 리디아의 경우에는 두 사람이 함께 관계를 만들언 나간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에 반해 서로를 배려하며 조심스러웠던 제인과 빙리,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진 혐오를 서로를 통해 허물 수 있었던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관계 안에 두 사람이 속해있다고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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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살던 사회에 대한 묘사와, 다양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설정과 그들에 대한 풍자, 그리고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까지 종합선물세트로 들어있던 이 소설은 읽는 동안, ‘아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이다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단 한권의 로맨스 소설을 추천하라면 당분간은 바로 이 책을 추천할 것 같습니다.
만인에게 사랑받는 클래식 소설의 풍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