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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Dec 04. 2018

'보스'라는 환상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캐럴 로스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캐럴 로스’의 ‘당신은 사업가입니까’입니다.



2.
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마흔 여섯번째로 함께 읽는 책입니다. 이로써 총 13,476(+372)페이지째 함께 읽게 되었네요.

3.
최근 서점에 가보면 여러가지 분야에서 창업관련 책들이 많이 나온 것이 눈에 띄는데요. 예전에는 식당 창업과 관련된 책들이 주로 많았다면 요즘에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스포츠 분야, 경매 분야, 1인 취미를 수입원으로 만드는 온라인쇼핑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을 고민하고 또 실행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퇴직 시기가 빨라지면서 장년층의 창업이 늘어남과 동시에 적절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층의 창업 역시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창업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2016년까지의 통계를 참고해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창업인구가 평균 6% 정도씩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 지쳐서일수도 있고, 자신이 꿈꿔왔던 아이템을 실현해보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한번쯤은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사업체를 운영해보고 싶을 수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창업을 꿈꾸는 요즈음인데요.

4.
2014년 발행된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한껏 달아오른 마음에 찬물을 끼얹을지도 모릅니다. 책의 제목은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이지만, 저는 그 뒤에 (아닐껄?)이라는 말이 숨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책은 서론에서 결론으로 향하는 4부 내내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듣기 싫어할만한 사업의 현실적 문제를 들춰냅니다.

저자는 자신이 ‘당신 이에 시금치가 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라고 칭하는데요.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고춧가루 낀 걸 이야기해주는 사람’ 정도가 될까요? 말하기는 껄끄럽지만 상대방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말해야하는 중요한 문제들을 냉정하게 집어주는 책이 바로 이 책,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입니다.

저자인 캐럴 로스가 사례를 드는 사업의 어려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꿈꾸게 하는 3가지 동기들에 대해서 그 목적이 실제 사업이라는 게임에서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해보려합니다. 

5. [ 나한테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현실화하기만 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이것을 ‘착각’이라고 말하는데요. 왜냐하면 ‘내 머릿속에 떠오른 매우 좋은 아이디어’는 이미 누군가가 상용화 가능한 단계까지 완성해두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를 위해서 아이폰이 처음 스마트폰 시장을 형성해갈때 아이폰 앱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했던 ‘두앱’의 사례를 이야기합니다. 두앱의 설립자 웨이드 비버스와 조 스리버는 애플이 미처 앱스토어를 열기도 전에 앱으로 제작될 수 있는 컨셉 450개를 정리해놓은 상태였지만, 그들의 당찬 계획은 앱스토어가 오픈한지 두 달 만에 좌절되었습니다. 그들의 아이어가 이미 사용가능한 형태의 앱으로 앱스토어에 런칭되었던 것입니다. 450개 중에 한 두개도 아닌 90% 이상의 아이템들이 말이죠.

그러니 만약 여러분에게 정말 굉장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아이디어 하나만을 믿고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그 아이디어가 이미 상용화 되어있지는 않은지 꼭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죠?


6. [쥐꼬리만한 월급보다 차라리 장사를 하는게 낫겠어.]
직업군이 다양해지면서 억단위의 연봉을 받는 고액연봉자들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연봉에 만족하지 못할 것입니다. 회사에서 10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버는 월급이 이 정도라면, 퇴사 후에 나만의 사업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한번쯤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간단하게 계산해볼까요?

한국경제연구원의 16년도 자료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모든 근로자의 연봉에 등수를 매겼을 때 가장 중간값에 있는 사람의 연봉은 2,623만원 이라고 합니다. 계산을 간단히 하기 위해 단순히 연봉을 12달로 나누어 보면 한달 월급이 218만원 정도 되네요. 이 분이 창업을 통해서 월급만큼 순익을 챙기기 위해서는 얼만큼의 매출을 일으켜야 할까요?

사업과 아이템별로 순익률은 천차만별이겠지만, 평균적으로 계산해보기 위해서 가장 흔한 창업아이템인 요식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18%를 적용해보면 1인 기업이 월 218만원의 순익을 챙기기 위해서는 1210만원가량의 매출을 일으켜야 합니다. 프랜차이즈일 경우에는 평균 영업이익률이 조금 더 낫은 17%라서 1280만원 정도 매출을 일으켜야하네요.

혼자서 가게를 하면서 저 정도 매출을 일으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만약 1명을 정직원으로 고용하여 200만원 가량의 월급을 준다고 하면 그 금액을 위한 매출을 1천만원은 추가로 일으켜야 하니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겠네요.

7. [직장 생활은 내 시간이 너무 없어. 사장이 되면 조금 나을텐데]
마지막으로 창업에 환상을 가지게 만드는 동기는 ‘여가시간’입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저자가 생각하기에 한 사업체에 사장이 된다는 것은 ‘해야할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해야만 하는’ 역할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사에 매어 있어야 하는 생활이 싫어서 창업을 했지만, 창업은 사장님의 의사결정을 24시간 언제 어떻게 필요로할지 모르고, 주말에도 이어지는 업무 때문에 힘들어서 창업을 했지만, 창업 이후에는 주말에 밖에 할 수 없는 사업적으로 중요한 이벤트들을 사장으로써 해야하는 상황이 많아질 지도 모릅니다.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하겠죠? 아파서도 안되고, 장기간 휴가를 떠날 수도 없습니다. 만약 그래야 한다면 회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내 일을 대신해줌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유급휴가가 아닌, 가게 문을 완전히 닫은 채 휴일의 매상을 100% 포기해야하는 매우 비싼 휴가를 떠나야만 하겠죠.

8.
지금까지 창업의 여러가지 동기들 중에서 [아이디어, 돈, 시간]에 대한 환상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임을 저자인 캐럴 로스가 알려준 사례들로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이런 모든 큰 위험과 생각보다 적은 보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업을 성장시켜보고 싶은 열정이 남아있는 분이라면 철저한 준비 뒤에 멋진 성공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며 단단히 마음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 ‘캐럴 로스’의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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