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공부 잘하는 법을 물었다

by 검사이다

법조인이 된다는 것은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공부를 '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나에게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지?" 물어보곤 한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이다. 하지만, 나는 의지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누구보다 의지가 강한 친구가 떨어지는 안타까운 일을 지켜보기도 했다.

결국 현실적으로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누가 더 '효율적으로 암기'를 하느냐이다.




나의 경우에는, 먼저 나에게 그 과목에 대한 흥미를 유발했다.

그 수단은 바로 좋아하는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였다.

이미 학부가 법학과였기 때문에, 대학교 교수님들의 수업보다는 신림동 고시촌 선생님들의 수업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원래도 형사법에 관심이 많았는데, 당시 강사님이 너무 웃겨서 그 수업만 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형사법에 흥미가 생겼고, 아무래도 시험 위주의 강의다보니 여러가지 꿀팁이나 정신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었다.


maxresdefault.jpg 'pc방에 있는 네 놈들이 바로 난생즉자야~'


두 번째는 오감을 사용하는 것이다.

동영상 강의를 다 듣고 나면, 이제 혼자 공부할 시간이다. 공부는 지루한 나와의 싸움이다.

나는 공부할 때 절대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지 않았다. 눈으로 읽으면서 손으로 쓰고, 입으로도 중얼거렸다. 벽을 보고 말하면 더 명료하게 들리기에 매일 벽과 마주봤다. 또 돌아다니면서 중얼거리도 했는데, 걷는 시간이 아까워 길에서도 그러고 있으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만큼 간절했다. 그렇게 하면 확실히 눈으로만 읽은 것보다 10배는 더 기억에 남는다.


세 번째는 간추린 SUB노트이다.

변호사 시험은 한 과목에 몇 천 페이지가 넘는 교과서와 법전을 통째로 외워야 하고, 세부과목으로만 따지면 10과목 이상이기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그러니, 책을 최소 10 회독은 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회차가 반복되다 보면 SSG 보기만 해도 내용이 순식간에 들어온다. 그럴 때 목차를 쓰고, 핵심적인 내용을 줄임말을 쓴다. 서론, 본론, 학설 1(고구마), 학설 2(감자), 판례(대머리), 결론(합격).

시험이 다가올 때 즈음 과목 하나당 노트 한 권이 만들어진다.


네 번째는 궁극의 단계!

이제 서브노트가 만들어졌다면, 기출문제 10년 치를 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중에 나온 문제란 문제는 죄다 해치우기 시작한다. 그때 정자로 하나하나 쓰면 팔목도 시간도 길가에 버리는 거다. 이때는 정말 핵심단어만 쓰고(고, 감, 대, 합), 손으로는 분신사바를 하듯이 노트에 점을 찍거나 원을 그리면서 입으로는 답을 중얼중얼 말하게 된다. 이때는 막힐때만 책을 번다. 사실 막히지 않을 정도로 외운 단계이다.


평소 자신감 있게 말하는 편이 못되는데, 친구가 공부 이야기만 나오면 말에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사무쳤더(?)니 그곳에 꽃이 폈나 보다.

생각해보면, 그 좁은 단칸방 사면이 모두 책으로 뒤덮여 있었고, 그때의 나는 정말로 대단했다.


마지막으로 늘 '때'에 맞게 공부했으면 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 공부하기 힘드니, 힘든 공부일수록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하면 좋겠다. 그 때가 바로 지금이고. 마침 2022년 1월 1일이다. 시작하기 딱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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