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70대인 지금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교도소에서 보낸 피의자가 왔다. 상습적인 절도범이었다. 그의 범행 영상을 보면, 대부분의 다른 범죄자들은 마스크나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범행을 하는데, 보란 듯이 얼굴을 보이고 아무렇지 않게 드라이버로 문을 뜯고 들어가 물건을 훔쳤다. 그렇게 훔친 횟수만 6개월간 20회.
나는 그에게 물었다.
"왜 얼굴도 안 가리고 범행을 하세요?"
"무서워서요."
"뭐가 그렇게 무서우세요?
"변해버린 세상이 무서워요, 그래서 될 대로 되란 마음으로 막 훔치고 다녔습니다. 다시 들어가고 싶어서요"
모두가 나가고 싶어 하는 교도소가 오히려 그에게는 집이었다.
그를 보며 계장님이 영화 쇼생크 탈출의 브룩스가 생각난다고 했다.
극 중 인물인 '브룩스'는 교도소에서 긴 시간을 보낸 수형자이다. 그는 얌전하고 친절했던 인물임에도 갑자기 동료에게 흉기를 들이밀며 위험한 소동을 벌인다. 알고 보니 브룩스는 그 일이 있기 직전에 가석방 허가를 받았다. 50년간 악명 높은 쇼생크 교도소에서 살았던 그는 가석방을 취소하기 위해 일부러 소동을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결국 가석방된 그는 앤디와 동료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낸다.
"난 여기가 싫어. 항상 두려움에 사는 건 지쳤어. 그래서 여기 있지 않기로 했어"
그리고 대들보에 칼로 '브룩스가 여기 있었다.'라고 새기고 목을 매어 자살한다.
우리는 어디에 있고 싶은것일까
등장인물인 '레드' 역시 가석방이 되고 나서 편의점에 취업한다. 그는 어쩌다 화장실을 가는 것까지 업주의 허락을 구한다. 그는 자유의 몸이 되었음에도 노예로 돌아간 것이다. 자살까지 생각한 그는 주인공의 '만나자'는 쪽지를 보고 살아갈 결심을 하고 그 둘은 나중에 감동의 재회를 한다.
처음으로, 평생을 감옥에 살아온 그에게, 오히려 형을 높게 주는 게 좋을 수도 있단 생각을 했다.
그는 이미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있었고, 기초생활수급비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암으로 인해 노인일자리도 구하기 어렵다.
그는 간절하게 일을 하고 싶고, 바깥세상의 자유를 누려보니 잠시나마 재밌다고 했지만 세상은 그에게 불편한 자유만을 줄 뿐이다.
처음엔 싫지만 점점 익숙해지지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벗어날 수 없어 그게 길들여진다는 거야
우리라고 다를까?
우리 모두 각자의 감옥에 살고 있다.
두려워서, 혹은 이미 익숙해져서.
그 감옥이 나에게 안락함을 준다면 그것대로 좋겠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는 더 치열하게 용기 내볼 만한 청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변화하지 않는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이란 말이 있다.
어제와 다른 생각
어제와 다른 행동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겠다.
+덧 : 오늘 미운 후배 떡 하나 더 주고, 직원들 식사도 먼저 기꺼이 챙겼다는 게 소소하게 생각나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