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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식문화기록자 Aug 22. 2019

자연을 담은 주안상

해남 윤씨 고산 윤선도 종가

김은수 종부의 <자연을 담은 다과상>, 상차림에는 가죽부각, 화전, 감단자, 감태강정, 매작과, 송화밀수, 감태강정, 비자강정, 어만두, 육만두, 정과, 약과가 있다.


전남 대표 종가로 꼽히는 고산 종가의 <자연을 담은 다과상>이다. 전남종가회를 이끌고 있는 윤형식 회장의 종가다. 고산 선생의 원래 종갓집은 서울 한성부 남부 11방 중 하나인 명례방(明禮坊)에 있었는데, 이곳이 지금의 명동이다. 인조의 두 아들 봉림대군과 인평대군의 스승으로 궁중과 인연이 깊었고 봉림대군이 효종으로 즉위한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그 인연으로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사찬(賜饌)이 종가로 전해졌다. 접빈상 가운데 비자강정과 어만두, 육만두는 고산 종가의 대표음식이다.


“뒷산 바위가 보이면 마을이 가난해진다”라는 입향조(어떤 마을에 가장 먼저 정착한 사람이나 조상) 어초은 선생의 유훈에 따라 녹우당 뒤에는 그의 후손들이 조성한 비자나무 숲이 있다. 500년 역사와 더불어 뛰어난 경관 덕분에 천연기념물 제241호로 지정됐다. 고산 종가는 매년 가을이 되면 비자열매를 수확해 강정을 만든다. 비자열매의 겉과 속껍질을 벗기고 알맹이에 엿이나 꿀을 바른 뒤, 볶은 깨나 콩가루를 묻혀 불천위 제사상에 올리는 특별음식이다.


다진 소고기를 넓적하게 펴서 육만두 만두피로 사용하고, 흰 살 생선을 얇게 포 떠서 어만두 만두피로 사용한다. 소고기와 버섯, 각종 채소를 양념해서 만든 소를 각각의 만두피에 넣고 빚으면 된다. 궁중 연회 절차를 기록해 놓은 의궤를 보면, 육만두는 지방이 적은 소고기 안심과 뒷다리살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만두는 <음식디미방(1670년경)> 등 사대부가 조리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찌는 대신 삶는 조리법이 실려 있다. 고산 종가는 흰 살 생선으로 주로 민어를 사용하지만 상어, 대구, 숭어 등으로 대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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