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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식문화기록자 Aug 20. 2019

우함양, 속이 편한 종가국수

하동 정씨 일두 정여창 종가


제일 좋은 멸치를 골라 다듬어 육수를 냅니다. 생표고버섯과 양파, 애호박은 채 썹니다. 채칼은 절대 안 됩니다. 제 모양이 안 나옵니다. 달걀은 색깔별로 나눠 팬에 지져 봅니다. 지단 고명으로 쓰면 좋습니다. 소고기를 다져 간장 약간과 다진 파, 마늘을 섞어 볶아줍니다. 국수를 삶으면 재빨리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 접시에 담고요. 육수를 부운 뒤 준비한 색색 고명을 올립니다. 파와 고추가 들어간 간장 양념장을 올려 깊은 맛을 추가합니다. 이렇게 종가국수 한 그릇이 만들어집니다. 지역 식재료를 사용해 만든 종가국수로 조미료 공격받던 속을 편히 달래 봅니다. 후루룩. 아. 이게 말이 됩니까. 7천 원. 세상에나.

                                    



<좌안동, 우함양>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남 함양군은 훌륭한 유학자가 많다. 우함양의 기틀이 된 인물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학자인 정여창(鄭汝昌, 1450-1504) 선생이다. 본관은 하동(河東), 호는 일두(一蠹), 시호는 문헌(文獻)이다. 개평이라는 지명은 두 개울이 하나로 합쳐지는 형상을 하고 있어서 낄 개(介) 자를 쓴다. 개평마을은 하동 정씨와 풍천 노씨 후손들이 대부분 살고 있다. 이곳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여러 고택이 있는데, 그중 일두고택(중요민속자료 제186호)은 1570년부터 여러 번 지어졌다.


함양은 영남 일대의 특산물이 거쳐 가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명물시장과 우시장이 형성됐다. 다양한 소고기 음식문화가 발달했고 개평마을 하동 정씨 집안에서 육회를 즐겨 먹으면서 '개평육회'가 유명해졌다. 또한 한과를 기름에 튀기지 않고 자갈에 구워 만드는 '자갈한과'는 지금도 전통 조리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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