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야 해서 배우는 것이 아닌

#6 2018년 8월 1일 수요일

by 버들


여름, 하면 떠오르는 월(月) 답게

그 시작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의 기록적인 열기로 찾아온 8월입니다.


하루 종일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사무실에서

냉방병으로 쓰러지겠다며 불평했지만

차갑고 단단한 콘크리트 건물에서 한 발짝 나서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 열기와 그로 인해 살갗에서 비어져 나오는 끈적한 땀이 느껴지니,

차라리 냉방병에 걸리겠다 싶었습니다.


대치동에 갔습니다.

서울에 와서 지내는 동안 한 번도 다녀간 적이 없는 곳입니다.

수험 학원, 학생, 학부모, 학구열(아마 학생보다는 부모의 것임에 틀림없는),

그런 막연한 이미지는 사실에 기반한 것이더군요.


그런 학생들 틈에서 나도 몇 년 만에 아주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너무 하얘서 차갑기보단 차라리 오싹하게 느껴지는 형광등 아래에서

기억 속 모교의 그것보다 더 작은 듯한 갈색 책상을 앞에 두고

하얀 A4용지에 가득한 검은 글씨를 읽고

이따금 노란 형광펜으로 밑줄 긋고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여백을 채우고

그렇게 3시간을 보냈습니다.


배워야 해서 배우는 것이 아닌

배우고 싶어 배우는 것은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같았습니다.

그 애달픈 갈증마저 짜릿한 기분이었어요.


과연 이 의지가 어디까지 나의 욕망을 채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러다가 또 현실에 수긍하고 나가떨어질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일단, 못 먹어도 고, 하는 심정으로 계속해보려고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어느덧 7월의 마지막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