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짐

by 부뚜막위고양이

어릴 때 항상 나는 가운데에 있었다. 왼쪽엔 아버지가 오른쪽엔 엄마가 양손에 부모님 손을 잡고 걸은 적이 있다. 난 참 그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왜 나랑만 손을 잡는 건지. 그래서 난 양손을 끌어 부모님의 손등을 맞닿게 한다. 그럼 멋쩍게 웃음 지어 보이는 어색한 두 명의 어른이 잠깐이라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사랑하진 않았을까. 민감한 부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손등에 맞닿은 그 감촉과 어린아이가 뭘 위해 그런 짓을 했는지, 그리고 두 성인은 그렇게나 삭막하게 부부생활을 했는지. 겨우 골반 높이까지 오는 키를 가진 그 아이는 자그마한 머리로 뭘 그리 골똘히 생각했을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어색하게 바라보던 두 어른의 눈을 응시하는 그 기운이 좋았다. 부부라면 당연히 화목하고 사랑해야 된다는 걸 아는 눈으로 현실은 그렇게 살지 못하는 두 어른의 민망함을 덮으려 했던 그 아이가 처량하다고만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지 않다고 오히려 너무나 소중한 가치를 품고 있었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기억에 남는 건 잠깐의 찰나였다. 손등을 맞닿고 서로의 촉감을 느꼈을 때, 서로 눈빛을 바라보는데 1초 그리곤 골반 언저리에 있는 한 어린이를 바라보는데 1초, 그리고 그 어린이에게서 고마움을 느끼고 그 어린이는 행복함을 느끼는데 1초. 내가 기억하는 순간은 단 3초지만 그 3초의 기억이 지금까지 이어져 가족으로 살고 있다. 그런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밉더라도 붙어지고 정말 끝까지 갈라졌다 생각이 들어도 다시 붙어지는 게 가족이라 생각한다. 빛바랜 기억일지라도 결국은 이어졌다는 증거이니 말이다.

지금보다 덜 갈라지고 덜 푸석한 두 쌍의 손과 아직 여물지 못한 손 한쌍이 맞닿아 있던 그날 밤 기억이 오랜만에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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