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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e-book] 달러구트 꿈 백화점

by 정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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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보았던 어느 영화의 소재가 기억을 디자인하는 것이었는데, 이번 책의 소재는 꿈을 디자인하고 사고 파는 것이다. 기억이나 꿈이나 실재하지 않는 것을 디자인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겠으나 꿈이라는 건 불가능한 것까지도 가능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어서 더 그 상상력과 창조의 범위가 넓은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참 즐겁고 마음 따뜻해지는 순간 순간을 많이 접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대표인 달러구트 때문이었고, 또 화자였던 페니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내용보다 이 책이 좋았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허비한다고 생각하는 시간, 즉 잠을 청하는 시간이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소중하고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둘째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이 그렇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책이다. 내 모든 버킷리스트들을 달러구트 꿈백화점에서 구입해다가 매일 매일 꿈꾸고 싶다.



내가 반한 대사들



“저는 꿈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 질문을 떠올려요. ‘사람은 왜 잠을 자고 꿈을 꾸는가?’ 그건 바로, 모든 사람은 불완전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리석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제자처럼 앞만 보고 사는 사람이든, 두 번째 제자처럼 과거에만 연연하는 사람이든, 누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죠. 그렇기 때문에 시간의 신은 세 번째 제자에게 잠든 시간을 맡겨서 그들을 돕게 한 거예요. 왜, 푹 자는 것만으로도 어제의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길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든, 여기 이 백화점에서 파는 좋은 꿈을 꾸든, 저마다 잠든 시간을 이용해서 어제를 정리하고 내일은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잠든 시간도 더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 “제가 생각하기에… 잠, 그리고 꿈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인 것 같아요!"(30, 31/300)


몇몇 꿈 상점들은 충분히 잔 사람도 더 자게 만들고, 쾌락만을 좇아 꿈을 사러 오게 만든다고요. 하지만 달러구트 님의 꿈 백화점은 그렇지 않다고 들었어요. 필요한 만큼만 꿈꾸게 하고, 늘 중요한 건 현실이라 강조하시죠. 시간의 신이 세 번째 제자에게 바란 것도 딱 그 정도일 거예요.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 그래서 여기에 지원했어요.”(31/300)


예지몽을 꾸고 싶지 않으세요?/ 앞 내용을 미리 아는 건 재미없거든요. 영화도 그렇고 사는 것도요. 스포일러는 딱 질색이에요. ... 미리 안다면 정말 불행할 거예요. 좋은 미래를 본들 그게 진짜라는 보장도 없는데 괜히 나타해질 수도 있고요. 그대로 되지 않으면 좌절감만 커지겠죠./ 다들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궁금해 하시던데 손님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목적지요?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 맛이죠. 유명 작가가 되는게 전부가 아닌걸요. 전 시나리오를 쓰면서 사는게 좋아요. 그러다가 해안가에 도착하든 사막에 도착하든 그건 그때 가서 납득하겠죠./ ... 그러니까 손님은 현재에 집중하면 그에 걸맞는 미래가 자연스럽게 올 거라고 생각하시는군요.(112, 113/300)


“네가 생각하는 대단한 미래는 여기에 없단다. 즐거운 현재, 오늘 밤의 꿈들이 있을 뿐이지.”(120/300)

“여러분을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그 과정에서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위태로운 기분이 드는 날도 있을 겁니다. 올해의 제가 바로 그랬죠. 저는 이번 꿈을 완성하기 위해 천 번, 만 번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을 꿔야 했습니다. 하지만 절벽 아래를 보지 않고, 절벽을 딛고 날아오르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 독수리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꿈을 완성할 수 있었죠. 저는 여러분의 인생에도 이런 순간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꿈이, 그런 여러분에게 영감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겁니다. 큰 상을 주셔서 고맙습니다.”(214/300)


“오늘은 아직 좋은 꿈이 잔뜩 남아 있답니다!”
(27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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