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
처음 수풍석박물관과 방주교회 등 그의 작품들을 방문했을 때가 기억난다. 건축에 자연을 이렇게 담을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개념과 실체가 하나였다. 그래서 더 좋았다. 위대한 건축은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하고, 디자인 단계에서는 예측할 수 있는 수단을 거쳐야 하며, 종국에 가서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루이스칸의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반한 대사들
저는 여행을 많이 하면서 여행은 건축이라고, 건축은 여행이라고 계속 생각해 왔습니다.(1991년,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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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현대 미술과 건축은 서양 지향적입니다. 저는 어느 시기에 그런 거울을 깨버렸죠. 여행을 하고 동양 사상을 접하면서 그 거울을 산산조각 냈어요. 그리고 그 거울에 제 자신을 비춰봤죠. 큰 거울이 아닌 조각난 작은 거울에 스스로를 비춰보고 내린 결론은 예술과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그 지역성의 문맥과 뿌리를 찾아내서 그것을 통해 바라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산의 능선이나 민간의 지붕 하나도 그런 눈으로 보라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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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도자기나 목공예품을 보면 무명을 중시한 조선시대 장인의 호흡이랄까 숨결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특히 윤곽을 그린 선에 숨어있는 마디마디가 내 눈앞에 펼쳐진다. 나는 건축가지만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의 마음으로, 석공의 마음으로 건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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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이 풍경속에서 건축은 견고하고 토착성에 뿌리내린 담대함을 지니지 않으면 안된다고 어머니 나라의 풍경은 땅속에서 신호를 보내는 듯 했다. 건축의 소재로 사용할 흙은 내게 공간에 대한 실마리로 존재하고 시간의 두께인 동시에 지역성에 뿌리내린 내 사상이기도 하다. 이 공간은 인간의 지각과 인간이 함께 존재하는데 기반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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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더욱 감탄한 것은 비 겐후 물기를 머금은 돌바닥에 비친 기둥들이 만들어 낸 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움이었다. 말로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이 아름다움은 인간이 자기보다 자연이 오히려 한층 더 놀라운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그 뒤 어떤 형태로든 내게 영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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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축물이 완성되는 그 순간에 판단해 버립니다. 그러나 사실 건축은 완성된 이후로도 계속 살아갑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계속 살아가는 것이고 이후에 건축이 시간과 어떻게 관계하는 가에 대해 고민하는 건축가는 매우 적습니다. 이타미 선생은 시간과 함께 건축이 어떻게 변화할지 항상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겐코 쿠마,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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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공간을 만들 수 있던 것은 유행같은 것에 휘둘리지 않는 그의 삶의 신조가 건축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반 시게루,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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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건물을 짓고 싶다. 인간적 정서가 담긴 따뜻한 건물, 그리고 자연 본래의 야성미가 존재하는 건축.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서로 융화되어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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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몸소 아름답고 간결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 본이 되셔야 된다고 생각을 하셨어요. 떠나는 순간까지 저희 아버지의 자택이 20평 이거든요 결국 설계라는 것은 신체에서부터 나오는 행위이기 때문에 절제하고 아름다운 것을 항상 느끼고, 내 스스로가 아름운 사람이었을 때 아름다운 건축이 나올 수 있다 라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냥 아버지 자체가 삶 자체가 그냥 보여지는 건축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장녀, 유이화, 건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