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지식창고라고 책제목을 재칭하고 싶다. 이 책은 1부 삶의 자세, 2부 인간소외, 3부 정보화사회 등 총 20부로 나뉘어져 있고 각 부분마다 5권씩의 고전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총 100권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인문 고전 100 이고, 부제로는 20가지 주제를 따라가는 하루 10분 고전 읽기다.
각 부분마다 소개해주고 있는 한 권의 책들은 우선 이 책을 선정하게된 이유 등을 밝혀주고 있는 문제제기라는 단락이 있고,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부분으로 이어지며 책 속에서 독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한 구절의 경구가 있다. 또한 논리적 글쓰기를 위해 도움을 주려는 책 제목처럼 다시 생각해 봐야할 질문들과 그에 따른 답변 길잡이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소개하고 있는 책의 저자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더 읽어 보면 좋을 책들에 대해 한 번 더 소개해주고 있다. 논술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 빠쁜 일상속에서 어쩔 수 없이 다양한 글을 써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고전을 조금 쉽게 접하고자 하는 이 들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책 속의 책이어서, 깊게 알고자 한다면 직접 한 권 한 권 정독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소개하고 있는 100권의 책을 읽기 전에, 더 나아가 200권의 인문고전이 담고 있는 내용들을 포괄적으로, 조금은 폭 넓게 접하고자 한다면 제격인 책이라 할 수 있다. 나에게 좀 더 생각할 여지를 남긴 몇 몇 책들을 소개하고 있거나, 저자의 말에 특히 공감된 구절들을 기록해 둔다.
31. 인간과 사회의 관계: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_말은 개인과 사회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는가, 또는 어떠한 경우에 제한받아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의 주장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은 자신의 생각과 행위를 한껏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55. 진리 인식의 방법: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_사실을 알아 가고 진리를 인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험과 이성이다. 여러 가지 경험에 기초하여 귀납적으로 확인한 사실 중 가장 신뢰할 만한 객관적인 사실이 하나의 공리가 된다. 공리를 바탕으로 다시 논리적인 연역 전개를 통해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것은 이성의 역할이다. 경험은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고, 이성은 경험이 가진 오류를 수정하는 근간이 된다.
57. 창의적 교육 이론의 철학적 기초: 장 자크 루소 <에밀>_루소가 강조하는 교육의 핵심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교과 과정이나 교사보다 어린이를 교육의 중심으로 설정했다. 어른의 욕심과 규범을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라 어린이 자신의 관심과 욕구, 흥미를 길러 주는 교육을 주장한다. 어린이를 작은 어른으로 보지 말고 어린이 자체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유를 위한 교육을 강조했다. 정의롭지 않은 사회적 관계에 물들지 않으면서도 자기 몫을 다하며 타인에게는 꼭 필요한 것만 요구하는 자유로운 인간을 길러 내는 교육이 올바르다는 생각이다. 타락한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사고에 의해 진정한 자아를 보존하는 자유인을 양성하려면 유아기 단계에서부터 독립적으로, 그리고 존엄하게 성장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셋째, 교육 방법은 인간들보다는 자연에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에게 있는 어떤 자연적이고 선천적인 성향들과 조화를 이루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은 한 개인에 내재된 자연적 본성의 계발이다.
59. 만남을 통한 전인격의 대화 : 마르틴 부버 <나와 너>_부버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는 '대화적 실존'으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내가 자연 대상인 나무를 그림으로, 생명 운동체로, 연구 대상으로, 인과 법칙으로 본다면 나무는 하나의 대상으로만 남는다. 이것이 나와 '그것'의 관계이다. 만일 내가 나무를 사랑으로 대하면 나무는 하나의 '그것'이 아니라 '너'가 된다. 나무와 나와으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부버는 자연, 인간, 신과의 관계에서 인간의 본래적 모습은 모두 '나'와 '너'의 관계였으나,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는 '나'와 '그것'의 관계로 변질된 것이 현대의 비극이라고 보았다. 관계는 상호적이다. 내가 나의 '너'에게 작용하고 있듯이 나의 '너' 역시 나에게 작용하고 있다. 나에게 가르침을 받는 자가 나를 형성하고, 내가 만드는 작품이 나의 인격을 구축한다. 참으로 우리는 기이한 인연의 사슬에 얽히여 온 우주의 상호적 생명의 흐름에 잠기면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81. 새로운 근대성에 대한 경고: 박이문 <생태학적 합리성과 아시아 철학>_박이문 교수는 피력하고 싶었던 내용을 다음의 세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지만, 그 선택은 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을 전제하므로 올바른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 둘째, 인류가 처한 위기는 근대 문명에 깔려 있는 이원론적 형이상학과 인간 중심적 가치관으로 규정할 수 있는 '서양적'세계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일원론적 형이상학과 자연 중심적 가치관으로 서술할 수 있는 동양적, 생태학적 세계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그렇지만 일부에서 주장하는 바와는 반대로 근대 서양 이성의 유산인 과학적 지식이나 기술의 부정과 포기가 아니라 동양적, 생태학적 세계관과의 통합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