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_윔피키드1

by 정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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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학교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가장 하기 싫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일기쓰기 였다. 지금의 어린아이들도 그리고 그 부모님도 거의 대부분은 그럴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인 내 아이들도 그렇다. 그래서 나와 아내는 재미있게 쓰여진 일기책을 잘 선별하여 아이들에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면, 독서도 되고 일기쓰는 부담감이나 재미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중 수소문 끝에 이 책 윔피키드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뜻데로 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여전히 일기를 쓰는 것에 대해 지겨워하고 쓰기 싫어했다. 다만 둘째 아이는 책 읽기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 책을 완독해주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이 책은 이상하게 되는 일이 없는 허약한 중학생 소년 그레그의 일상을 담은 그림일기다. 부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학교 생활 일기이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에 의해 쓰여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고 전 세계의 많은 아이들도 읽는 인기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내가 바라는 목적으로서 읽기에는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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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외국작가가 지은 글이다보니 아무래도 문화적, 정서적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포커스가 조금 빗나가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초등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하나의 주제하에 하루의 일기를 써 내려가는 편인데, 윔피키드 학교 생활일기는 기억에 남는 또는 기록을 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여러가지 일들을 주제없이 나열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 부부의 선택이 조금은 잘못 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이 중학생이었다는 점도 우리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은 사고방식이나 주변의 여건, 세상에 대한 인식의 정도 등이 물론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기 중간 중간 그려진 그림들은 단순하지만 재미있게 표현되어져 있어서 좋았다. 아마도 그러한 그림들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아이들의 일기쓰기와 독서를 둘러 싼 우리 부부의 작전은 실패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될 무렵 다시 한 번 펼쳐 보아야 겠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84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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