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아임 낫 파인
아임낫파인/ 이가희/ 팩토리나인 / 2018
내 주위에도, 혹은 나 조차 겪을수도, 아니 인지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지만 겪고 있을수도 있기에 한번쯤은 꼭 읽어 두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 고쳐 나갈 수 있음을 알려준 책이기도 하다. 또한 책은 우울한 상황과 병증으로서의 우울증이란 무엇이고, 나 자신을 비롯하여 내 주위 가족들이 취해야할 자세는 어떠해야 하며, 이러한 아픔을 겪는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며, 정신의학적 치료를 하는 병원과 마음을 다스리는 상담소의 역할은 어떠하고, 치료와 상담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도 실례와 인터뷰를 통해 소개해주고 있다. 요즘같이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와 같은 증세가 없더라도 글을 통해 읽어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 자신 조차도 지금 이 순간이 아임 낫 파인이라는 생각도 들어서일 것이다.
본문중에서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명제가 나를 안심시키는 게 아니라, 도리어 ‘나 아프다고 말도 못 꺼내게 하는 셈’이다. 차마 말할 수 없어서 아닌 척, 그냥 삼키며 살고 ‘멀쩡한 척’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래서 속으로 속으로, 혼자 끌어안고 밖으로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더욱 혼자 있으려 하고 그러면서도 외로워한다.
나는 뭘 해도 안 될 것 같고 초라하고 남들 다 잘나가는 것 같은데 나 혼자 길 잃은 것 같고 외롭고…. 이런 느낌이 복합적으로 왔겠네요. 사람들은 힘들면 누구한테 의지하거나 풀잖아요. 어떤 편이세요? 힘들면 어떻게 하나요? 털어놓을 사람이 있나요?
사람이 좀 달래면서 데려가야 할 때도 있고, 혼내야 할 때도 있고 두루두루 다양한 작전으로 나를 데리고 가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계속 ‘정신 차려, 똑바로 안 해?’ 이렇게 한 방향으로만 나를 끌고 가다 보니까 결국 스스로 파업해버리는 거예요. 너무 지쳐버리는 거죠.
마음이 헷갈릴 때는, 내가 정말 싫은 게 뭔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한 꺼풀 벗기고 들어가다 보면 그 안에 진짜 내 욕구를 볼 수 있어요.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두 개를 쪼개는 작업이잖아요. 압도되지 않을 수 있어요. 우리는 이걸 한 덩어리로 느끼기 때문에 자주 압도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