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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드나무 Jan 19. 2019

가난의 늪

영화 <임페리얼 드림> 리뷰


<임페리얼 드림>, 넷플릭스. <더 와이어>를 1시간 30분으로 압축하고 내용에 조금 더 감상적인 주제를 버무리면 바로 이 영화일 것 같다. 흑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빈곤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제 막 출소한 전직 갱스터의 꿈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꿈은 평범하게 살고 싶단 거다. 어린 아들과 함께 꼭 남들처럼만 살고 싶다는 꿈, 다른 흑인 아이들이 자기처럼 살지 않게 가르치는 책을 내고 작가로 벌어먹고 살고 싶다는 꿈, 무엇보다 다시 자신에게 마약을 쥐어주고 총을 쥐게 하고 불법적으로 살게 하는 과거와 단절되고 싶다는 꿈. 하지만 빈곤지역의 흑인에게 그것은 임페리얼(주인공이 사는 지역의 이름이기도 하다) 드림, 즉 황제의 꿈이다. 

이야기의 끝에서 그는 일단 자신에게 갱스터의 삶을 물려준 삼촌과 연을 끊는 데 성공하고, 원고 계약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 순간 아동보호국에서 나와 그의 아들을 데려간다. 엄마는(그 또한 갱이다) 교도소에 갇혔고, 교도소에 있던 동안 양육비를 밀렸고, 나와서는 돈이 없어 특정한 거주지 없이 차 안에서 살고 있어서다. 임페리얼 드림, 황제의 꿈. 가난해서 가난해졌다는, 어쩌면 흔한 이야기.

중간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주인공이 직업을 구하러 갔는데 운전면허가 없으면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는 통보를 받는다. 그래서 면허시험에 접수하러 갔더니 이번엔 양육비가 밀려 있어 시험에 접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는다. 양육비를 갚으려면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려면 면허가 있어야 한다. 면허를 따려면 양육비를 갚아야 한다. 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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