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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드나무 Mar 17. 2017

예전의 고민

2016년 7월쯤에. 뉴스타파가 이건희 성매매 동영상을 보도했을 때 적어둔 글을 다시 읽었다. 제대로 세운 원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올려봄.



어떤 기사를 두고 기자와 언론매체를 씹고 뜯는 건 물론 독자의 자유고 권리다. 그렇게 씹히는 게 언론의 숙명이기도 하고. 하지만 독자 스스로 이불킥하지 않으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일단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이 기자와 매체는 이 기사를 내기까지
내가 문제삼은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한 답은 세 가지다. 


1)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 내리고 보도했다 
2) 문제될 것을 알면서도 보도했다 
3)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아무 고민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기자 당사자가 아닌 이상 무엇이 답인지는 알 수 없으며, 자신이 그 매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답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우리가 좀 알아야 할 사실은, 기자들은 결코 멍청한 사람들이 아니며, 그들 나름대로 저널리즘과 윤리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며, 언론매체는 그리 허술한 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운이 좋아 어떤 기사 보도여부 논의 과정에 참여해봤고, 현직기자들을 가까이서 자주 봐왔고, 늘 저널리즘을 고민하며 일주일을 채우는 매체에서 교육연수를 받아본 덕에, 나는 많은 기사에 1번과 2번으로 답한다. 물론 안 그런 매체도 있겠지.


답을 내렸다고 끝날 일은 아니다. 1번으로 답했으면 '그것이 정말 문제되지 않는가'에 대해 토론해야 하고, 2번으로 답했으면 '그럴 만한 의미가 있는 보도였는가'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 어쨌거나 어떤 보도가 아무 생각없이 이뤄졌을 거라는 생각은 좀 거둬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 독자가 알아야겠냐'고 생각한다면 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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