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자였던 아빠의 육아일기
아내가 인수인계를 한다며 출근을 하고 4시간 뒤에 돌아왔다. 아내는 앞으로 1년간 휴직 상태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다시 복직을 한다. 아기는 아빠와 의 1년이 아니라 엄마와 1년을 보내게 된다. 아빠보다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을 하게 될 아기의 2번째 해가 이제 시작된다.
그동안 나의 육아휴직을 돌아보면 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님을 직접 체감하는 시기였다. 아기가 태어났을 땐 작은 생명체가 귀여워 너무 신기하고 아내와 나를 닮았다는 것도 좋았다. 아내의 출산 휴가와 방학이 있다는 점은 함께 육아를 하는데 큰 이점이었다. 혼자가 아닌 둘이서 함께하니 힘도 덜 들었고 항상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싸우는 일도 많았지만 결국 아기를 잘 키우기 위한 의견 조율 과정이 아니었을까? 평소 같았으면 일할 시간에 아기와 단 둘이 산책하던 것도 좋았던 기억 중 하나다. 돌도 안 된 시점에서 산책은 아기에겐 신기한 세상의 모습을 선사했을 것이고 나에겐 바깥공기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한 시간이었다. 봄에는 형형색색의 꽃을 봤고 여름엔 초록이 가득한 세상을, 기을엔 물들어가는 단풍과 시원한 바람을 함께 보고 느꼈다. 도시에서의 삶이 아니라 시골이었으면 계절감을 더 느낄 수 있었겠지만 대신 '키즈카페'라는 문화를 자유롭게 누렸으니 이 또한 괜찮았던 것 같다. 단조로운 하루 일과를 돌아보면 내가 이토록 심플하게 살았던 적이 있나 싶었다. 일어나서 잘 때까지 아기와 아주 비슷한 삶은 나름 계획적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나의 삶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그렇다고 천년만년 이렇게 살 수는 없겠지만 아주 답답한 일상이 반복된다면 심플한 일상도 도움이 될 듯하다.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면 주변에서 놀라는 분들이 종종 있다. 대부분 연세가 조금은 있으신 분들인데 물어보시는 내용이 '힘들지 않냐?'가 대부분이다. 아기를 키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육체적 피곤함보다 어려운 것이 경제적인 부분이었다. 앞서 이야기도 했지만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육아에서 큰 어려움 중 하나다. 갑자기 로또라도 당첨된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1년 유급휴직이 다인데 뗄 것 다 떼고 나면 내가 쓸 수 있는 금액이 2만원 남짓이었다. 유급이 어디냐고 , 배부른 소리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입장 차이가 있고 나 역시 받고 있는 혜택에 대해 국가에 감사한다. 다만, 아쉬움도 있을 수밖에 없다. 바라는 것은 향후 우리나라 육아정책이 조금 더 실질적이고 현실을 반영했으면 한다. 휴직을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돈'이라는 것,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절대 잘못된 것도 부끄러운 생각도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아내는 1년간 내가 경험한 것을 함께 느끼고 공유할 것이다. 아기는 매일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 어떤 부분은 나보다 수월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부분은 더 힘든 점도 있을 수 있다. 아기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집에서 홀로 아기랑 있는다는 것은 힘들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시계만 바라보고 있거나 아기랑 무엇을 할까 고민도 많아진다.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긴 시간 동안 아기를 키울 아내가 건강하고 즐겁게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 아내가 좋은 추억과 애착이 아빠인 나보다 더 많이 생기는 육아 휴직을 보낼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