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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ffalobunch Apr 09. 2019

감정의 농도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지극히 상대적이다. 따라서 개인에 따라 감정의 농도에도 차이가 있다. 즉 똑같이 좋은 일과 슬픈 일이 닥쳤을 때 개인마다 받아들이는 크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평소에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면, 비교적 찾아오는 행복한 감정들에 대해서는 보통사람들보다 더 크게 받아들이고, 슬프거나 고통스러운 감정들에 대해서는 면역력이 높아 반응이 더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즉 작은 것에도 크게 감사할 줄 알며 큰 고통에도 잘 견뎌낸다는 것이다.

한파주의보에 오들오들 떨며 서울에서 생활하는 동생 걱정에 연락을 한 적이 있다. 부산도 추워 죽겠는데 서울은 안 춥냐며 호들갑을 떨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거의 예수님, 부처님 성인급 수준이다. 겨울이 추운 게 당연한 것인데, 호들갑 좀 떨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집 여자들이 다 저렇다. 그 당시에는 어디서 훈계냐며 분노했지만 맞는 말 아닌가. 겨울이 추운 게 당연한 것이지.

어떤 것을 간절히 바라면 그것을 얻기 위해 수반되는 인내의 시간과 부수적인 고통들은 어쩌면 당연한 일임이 틀림없다. 그리나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저절로 잘 되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당연히 견뎌야 얻을 수 있음에도 견뎌내지 못하고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

행복은 크게 느끼고 고통은 덜 느끼고, 상대작인 감정들을 아주 상대적으로 잘 이용한다면, 상대적인 기회를 절대적인 결과물로 잘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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