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별이 유독 무수히 많이 보이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정작 보이는 것은 미세하게 몇 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별이 없는 게 아니다. 다만 담아내지 못해 안 보이는 것일 뿐. 마찬가지로 나도 마음속에 빛나는 별을 품고 있지만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다고 빛을 잃은 것은 아니다.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고 있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온다고 한다. 정말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현재를 실감하고 있다. 빠르기를 감안하지 못했고 주저하고 있다가 금방 나이가 이렇게나 많이 먹었다. 남들 뛰고 날아가는데 나는 기어가고 있으니 걱정이다.
삶은 곧 한 권의 책이고 그 책의 저자는 자신이다. 기어코 찾아오고야 마는 인생의 큰 시련은 분명 그 책 속의 복선으로 만들어 놓은 장치임에 틀림없다. 어차피 해피엔딩으로 끝날 이야기라면 복선에서 허우적거리며 절망으로 치닫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나마 좀 견디기 수훨하지 않을까. 맨날 인생 성공 희망 행복 따위를 조잘거리는데, 그런다고 당장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아무 생각 없는 것보단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