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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꿎은 세월의 체감 속도

by Buffalobunch

요즘 부고 연락이 많이 온다. 명절 전후로 희한하게 부고 연락이 많아진다고 했더니, 해가 바뀔수록 그 횟수가 부쩍 늘었다. 이번에는 회사 사람의 부고 연락이었는데, 부친상이라길래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동갑이었던 당사자의 아버지는 우리 부모님보다 훨씬 젊으셨다. 안 그래도 부쩍 깊어진 것 같은 부모님의 주름살과 흰머리에 마음이 무겁던 차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라진 세월의 체감 속도에 덜컥 겁이 났다.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잠결에 전화를 받으신 어머니는 오히려 무슨 일이 있었냐며 내 걱정을 하신다. 사랑의 최대치가 늘 내림차순으로 수렴하는 상황이 야속하다. 부모의 사랑은 자식이 부모가 되어 그 자식에게 쏟을 때쯤이 되어야 비로소 온전히 이해될 텐데, 그때는 대개 너무 늦어버린다는 사실이 얄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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