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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보다 당근

"엄마 돈 준비해놔"

by 아이맘띵

“엄마, 돈 준비해놔.”

기말고사를 보기 전, 아이가 제안을 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합쳐 90점 이상이면 닌텐도를 사달라고.

나는 단칼에 잘랐다.
“엄마가 왜?
공부는 부모를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너 자신을 위해 하는 거야.
성적이 잘 나오면 네가 좋은 거지, 엄마는 좋을 게 없는데?”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이는 학원 하나 없이 인강으로 혼자 공부를 이어가는 중이다.
공부는 부모를 위한 게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 무게를 혼자 감당하게 두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약속했다.
90점 이상, A가 나오면 닌텐도 콜

방학식 날, 나는 여행 중이었다.
그 날,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돈 준비해놔.”

아이는 약속을 지켰고,
나는 그날 바로 닌텐도를 사줬다.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
그 달콤함을 아이도, 나도 알기에.
.

.

.
그리고 방학이 시작되었다.
아이는… 매일 닌텐도를 하고 있다.
그 달콤함이 오래 가지 않기를...
조금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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