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중 2 첫째 아이의 종업식 날이 있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이의 말에 현관으로 가 2학년 마무리 잘하고 오라고 이야기했다.
신발을 다 신은 아이가 나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엄마 수고했어.
내 말 잘 들어줘서 고마워.”
2학년은 아이에게 꽤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는 없지만)
아이는 하루 있었던 일을 종종 나와 신랑에게 털어놓곤 했다.
그런데 나는 공감하고 위로하는 말에 서툰 엄마였다.
현실적인 조언, 비판적인 말이 먼저 나왔고
아이는 사건 그 자체보다도 내 말에 더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맙다” “수고했다”라고 말해주는 아이 앞에서
고마움과 미안함이 한꺼번에 밀려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아이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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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이가 나에게 마트에 가자고 했다.
주말에 양가에서 받은 음식으로 냉장고는 이미 꽉 차 있었고
나는 또다시 현실적인 말을 하고 말았다.
“집에 음식 이렇게 많은데, 그건 생각 안 하는구나.”
아이의 표정이 굳더니
“우리 집에서 나랑 취미가 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어.”
라는 말만 남기고 돌아서 버렸다.
그날은 그렇게 끝이 났다.
며칠 후, 김익한 작가의 『파서블』이라는 책을 읽다 이런 문장을 만났다.
한 주 동안 ‘해야만 하는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한 핵심성공요인도 중요하지만, 한 주 전체를 힘 있게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일 외에 과제 수립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아이의 말이 떠올랐다.
아이가 가기 싫은 학교를 가고 하기 싫은 공부를 버텨낸 이유에는 그 이후에 기다리고 있던 ‘내가 하고 싶은 시간’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아이에게 마트는 단순히 장을 보는 곳이 아니라
학교와 공부 사이에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아이만의 작은 취미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 생각했다.
‘이건 내가 해줘야 하는 거구나.’
우리는 함께 마트에 다녀왔다.
무엇을 사느냐보다
함께 걷고, 고르고,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아이에게는 더 중요했을지도 모르겠다.
해야만 하는 일만으로는
하루도, 한 주도, 아이의 마음도 버텨낼 수 없다.
중2, 잘 버텨줘서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