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원하는 건 뭐든지 될 수 있다. 누구라도.

원하는 건 뭐든지 될 수 있다. 누구라도.

어릴 땐 이런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열심히만 한다고 다 되나? 인생이 그렇게 쉬워? 재능이 없으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구.


이런 말을 조금씩 믿기 시작한 것은 30살이 훌쩍 넘어서였습니다.

저는 가진 재능 하나 없이 꾸준하게만 했을 뿐인데 특출한 재능의 친구들과 한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걸 보면서.

어쩌면 재능보다는 믿음, 꾸준함, 근성, 끈기.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한 건 아닐까?

진짜 잘하는 사람들은 재능이라는 것에 다른 것들이 가려졌을 뿐.

그중에서도 '믿음'이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건 아닐까?


요즘 인터넷에서 만난 20살이 갓 넘은 친구와 둘이서 축구 연습을 하곤 합니다.

그 친구는 엘리트 축구를 배워본 적이 없지만 호날두를 보며 꿈을 키웠고 늦게라도 그 꿈을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제 K4팀에 연습생으로 들어가서 엔트리에 들기 위해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태.

K리그는 우리가 흔히 아는 K리그 클래식(K1)부터 K7까지 7개의 레벨이 있습니다. 제가 하는 조기 축구팀은 K7 팀과 경기해도 개박살이 날 겁니다. 실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그런 걸 보면 K리그 클래식은 하늘에서 선택된 자들만 갈 수 있는 곳처럼 느껴집니다.


연습을 하며 잠시 쉬다가 물었습니다.

"혹시 K1에 못 간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K리그 클래식이라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요.

잘 안됐을 때 계획이라던가 이런 것도 생각해봤나요?"


"아니요, 저는 제가 못할 거라고 한 번도 의심해보지 않았어요.

다들 그렇게 말하긴 하는데요.(웃음) 저는 제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원하는 건 뭐든지 될 수 있다. 누구라도."


아, 난 이 말을 아직 완전히 믿고 있지 않구나.

그런 질문을 한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너무 무례한 질문이었잖아.


며칠 전 수아레즈의 영상을 보다가 나온 수아레즈의 띵언.

그 친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저도 웃음기 빼고 진지하게 연습했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다리가 후들후들 합니다.

그 친구가 꿈의 무대에 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사인을 받아서 딸에게 선물해줘야겠습니다.

'원하는 건 뭐든지 될 수 있다.' 이 말은 뻥이 아니라고 하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