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사고 첫 세입자를 구할 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방을 보기만 하고 그냥 돌아가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돌아간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봤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그랬습니다.
"집 앞 골목이 어두워서 약간 무서웠어요."
오잉? 골목이 무섭다고?
밤에 가본 골목은 좀 어둡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무서울 정돈 아닌데.
서울에서 치안 걱정을 다 하네, 참나.
처음엔 방 보러 온 사람 탓을 하다가 곰곰이 생각을 더 해봤습니다.
어쩌면 내가 남자여서 그런 건 아닐까?
키가 180cm가 넘는 남자가 밤길을 걸을 때와 여자가 밤길을 걸을 때의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잖아.
연약한 여자의 시선이 되어 살펴보니 집까지 가는 길 중 가로등 2개가 어두웠습니다.
빛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희미한 걸.
저것만 새 걸로 갈아줘도 훨씬 좋아지겠다.
생활불편신고 어플에 신고를 했습니다.
가로등을 자세히 보면 가로등마다 고유 번호가 있습니다. 이 번호를 적고 등이 고장 났거나 어둡다고 말하면 금세 와서 교체해줍니다.
이후 우리 집 세입자들은 매일 밝은 골목을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걸 신경 쓰는 집주인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셀프 자랑 한 번 하고..)
여러분들이 집주인이든 세입자든 집에 가는 길에 어두운 가로등이 있으면 당당하게 교체해달라고 요청해보세요.
너무 쉽게 교체가 돼서 놀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