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
1990년대 후반 한메일과 다음카페가 나온 이후로 20여 년이 넘게 흘렀습니다.
그때는 별생각 없이 썼지만 이 서비스를 만든 사람들은 우체국과 커피숍을 온라인 세상으로 옮겨보자는 생각을 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 후로 셀 수도 없이 많은 것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습니다.
최근에는 부동산이나 소개팅 주선 서비스부터 해서 음식 배달 서비스까지.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들입니다.
온라인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은 다 옮겼고, 이제 뭘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많은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온라인 컨퍼런스라는 것을 경험해봤습니다.
그런데 이 경험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단순히 강연자의 이야기만 온라인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 답변, 참가자들의 네트워킹, 경품 추천, 퀴즈 이벤트 까지. 오프라인 행사에서 하는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더라고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용기 내서 손 들고 질문하는 게 아니고 그냥 온라인 채팅으로 물어보면 됩니다. 저도 맘 편하게 질문들을 하고 답을 들었습니다. 다른 참석자들과 인사도 나누고 명함 교환도 시도해봤는데 이런 것들은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부끄러워서 잘하지 못했던 일들입니다.
오늘 같이 더운 날에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리고 앉아 컨퍼런스에 참석해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도대체 비싼 돈 들여서 오프라인 행사를 해야할 이유가 뭐가 있는거지?'
축구 경기든 콘서트든 영화든 사람들을 잔뜩 모아서 표를 받고 입장시키는 많은 비즈니스들이 이렇게 온라인에서 관람할 수 있게 변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콘서트는 직접 가서 봐야 제 맛이지'와 같은 고정 관념은 저 멀리 내다 버리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