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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투자했다 망한 썰

돈 버는 일 중에 쉬운 일 없다.

투자했다 망한 경험은 많이 있지만, 그중에 금전적인 손해를 본 것은 비트코인과 P2P 투자 두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으로 망한 썰은 이전에 풀었고, 오늘은 P2P 투자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때는 2017년 10월. 이때 처음 P2P 투자를 시작했네요.

지금 돌아보니 시기도 비트코인이 마구 폭등하던 시기와 비슷했군요.


아마도 술 마시다가 주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 P2P 투자를 하는데 수익률이 좋다. 이런 이런 서비스들을 사용해봤고 수익률은 어떻다느니.

술자리에서 많이 하는 전형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당시에 그 이야기를 했던 친구들이 영리하고 똑똑한 친구들이었고, 여러 명에게 일관된 이야기를 들으니 혹합니다.


한 번 조심스럽게 시작해봅니다. 몇 백만 원 정도만 넣고 지켜봅니다.

한 3달 정도 지났나, 수익률이 정말 괜찮은 겁니다. 손실도 안 나고 꼬박꼬박 이자가 들어옵니다.

이자가 들어오는 날은 월세 받는 날과 비슷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돈이 일을 하게 해서 돈을 버는 거지!


안심이 되니 욕심이 납니다. 돈을 더 많이 넣고 싶습니다. 근데 당시에 법적인 제한 때문에 한 사람이 1,000만 원까지밖에 투자할 수가 없어서 아내에게도 계정을 만들게 해서 같이 투자합니다.

그래서 4개의 서비스(렌*, *퍼센트, 테라**, 루프**)에 총 8,000만 원 정도를 투자했습니다.


세금을 다 떼고도 한 달에 50~60만 원 정도의 이익금이 지급되었습니다.

수익률이 약 8퍼센트 정도 됩니다.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수익률이 10% 넘는다는 건 당연히 과장 광고지. 그 정도는 알고 있었어. 그래도 8%가 어디야. 손실이 좀 난다 해도 6%는 되겠는데? 부동산으로 수익률 6% 내기도 힘든데, 이게 부동산보다 더 낫네?  이건 스트레스도 없고 관리할 것도 없잖아? 건물은 뭐하러 사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거지?


당시에 형사 소송썰에 썼던 옆 집 아줌마 때문에 마음 고생도 심할 때라 더욱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자를 받아먹으며 시간이 흐릅니다.

앗... 앗 그런데..


만기가 가까워져 갈 때쯤 갑자기 여기저기서 연체가 생깁니다.

그제야 깨닫습니다. 아, 당했다.

돈 떼먹는 사람들이 쓰는 전형적인 수법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에 이자 잘 주는 척하다가 막판에 원금 떼먹고 튀기.


서비스 업체들은 추심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듯이 보입니다. 연체가 일단 발생하면 거의 대부분 장기 연체로 전환됩니다.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떼인 돈 받아내는데 힘쓰는 것보다 새로운 호구들 물어오는 게 훨씬 남는 장사일 것도 같습니다. 어떤 식이든 서비스 업체는 돈을 벌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미 돈은 다 넣어놨고 중간에 뺄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알아채도 늦었습니다.


아직도 만기가 남아서 진행 중이긴 합니다만, 현재까지의 결과로 약 8,000만 원을 투자해서 무려 1,500만 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수익은커녕 -20%나 손실을 봤네요. 앞으로도 이 돈은 돌려받기 힘들 것 같습니다.


돈 버는 일 중에 쉬운 일 없다.


제 블로그에서 일관되게 말하는 메시지입니다.

그런 제가 쉽게 돈 버는 일을 알아냈다고 좋아했다는 것이 다시 생각해도 참 부끄럽습니다.

저 당시에도 이런 걸 모르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욕심이라는 것에 눈이 멀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그래도 이 경험으로 많은 걸 느끼고 배웠습니다. 수업료가 비싸긴 했지만요.


당시의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지금도 P2P 투자로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형사 소송 썰에서 저를 구원해 주었던 현명한 동생이 P2P 투자에 대해서 한 말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P2P 투자요? 그건 그냥 강남역에서 아무나 랜덤으로 붙잡고 돈 빌려주는 거랑 비슷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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