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한 달에 한 번씩 가계부 쓰기

가족 경영도 회사 경영처럼 하기

최근 1년간 월평균 수익과 지출은 얼마인가요?


이 질문에 빨리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으신가요?

저는 할 수 있습니다.

매달 말 일에 아내와 함께 가계부를 정리하거든요.

저에게는 기다려지는 날 중 하나입니다.


뭐 어렵고 복잡하게 정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복식 부기를 잘 이해 못하거든요.

그냥 수입, 지출, 자산으로 나눠서 정리합니다. 한 2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수입으로는 건물에서 나온 월세. 앱 서비스로 번 돈. 아내의 월급. 주식 실현 차익 등을 적습니다.

지출로는 한 달 동안 쓴 카드 값, 경조사비, 부모님들 용돈. 그 외 우리 가족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돈들을 최대한 빠트리지 않고 기록합니다. 카드 값에서 따로 빼서 기록할만한 것이 있으면 그렇게 합니다.

자산으로는 건물과 주식, 예금, 현금 등을 적습니다.


자산을 기록할 때는 우리가 구매했던 가격으로 기록합니다. 이게 회계학에서는 어떤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은 못하겠네요. 이 방법이 단순하고 편해서 이렇게 정리합니다. 감가상각 처리도 안 합니다.


20분 정도 아내와 대화하면서 항목들에 숫자를 넣고 나면 그래프가 그려집니다.(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사용합니다)

이걸 함께 보고 나면 우리 집의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잘 인식하게 됩니다.

평균 수입과 지출은 얼마고 연평균 어느 정도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절약하자. 행복을 위해 이런 부분의 지출을 더 늘리자 같은 대화도 합니다.


실제로 적어서 그래프를 그려보는 것과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가계부를 안 적고 머릿속으로만 수입과 지출을 막연히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시면 한 번 저처럼 적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오차가 많이 나서 헉하고 놀랄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가끔씩 우리 가족을 기업처럼 생각하곤 합니다.

저는 CEO이고 아내는 COO(최고 운영자)입니다. 3살짜리 아기는 신입사원입니다 ㅋㅋㅋ

아내와 함께 경영을 하면서 가계를 이끌어 나가는 겁니다.


이런 관점은 저에게 좀 더 책임감을 심어주고, 가족들을 잘 이끌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저는 CEO로써 현금흐름을 항상 신경 쓰고, 성장률에도 신경을 씁니다. 가족들의 행복 지수 또한 신경을 쓰고요.

회사 대표랑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저는 현재의 현금 흐름도 잘 알고 있지만 미래의 현금 흐름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습니다. 저와 가족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거니까요.

피터 린치나 워렌 버핏은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라고 말을 하지요. 그 말뜻은 이렇게 미래의 현금 흐름까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아는 회사에 투자하라는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가족 회사에 투자하고 싶을까요?

대답은 당연히 Yes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