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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건물주에게 형사 소송한 썰 3

결국에는 고소를 하고 말았다.

당시에 저는 회사일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었고, 첫아기까지 태어났습니다. [이전 편 보기]

신경 쓸 것이 많은데, 이 옆집녀가 자꾸 괴롭히니 죽을 맛입니다.


화가 나고 분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10km 이상 떨어진 곳에 살고 있고, 회사일과 갓난아기를 챙겨야 하는데, 이 여자는 백수인 데다가 밤에 잠도 안 잡니다 -_-

매일 새벽 3시에 나와서 저희 집 주차장을 들락날락거립니다. 함부로 뭐라 했다간 무슨 해코지를 당할까 싶어 무섭습니다.


이전에도 법을 좀 알아두면 세상 살아가는데 좋겠다 싶어서 상식 수준의 민법 책 몇 권은 읽어 둔 적이 있습니다. 그거면 충분하겠다 싶었는데, 젠장. 이제 형법도 알아둬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형법과 형사 소송법 책 3~4권 정도를 읽어봅니다.


그러는 동시에 쓰레기 던지고 주차장을 어슬렁 거리는 장면들을 증거로 수집해서 정리해둡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잡아넣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흐르면서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떤 날들은 조용히 넘어가고 어떤 날은 또 해코지를 하고, 저는 늘 있는 일에 조금씩 무뎌져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기록을 보니 2018년 4월 21일이네요.

그 날이 아마 첫 만남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굴은 몇 번 본 적 있었으니 첫 대화가 맞겠네요.


원룸 방안을 청소하고 있었는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내려다보니 그분이 쓰레기 더미를 발로 차서 우리 집 쪽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썅. 오늘이야말로 승부를 낸다.


승부를 내러 내려갔습니다.

그분은 자기 집 앞에 서서 곁눈질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고, 저는 우리 집 앞에서 그분에게 발로 차여서 날아온 쓰레기 더미를 내려 보고 있었습니다.

'이 쓰레기를 어떻게 할까. 한 번 저쪽 집 쓰레기 장으로 놔보자. 분명히 어떻게든 반응하겠지.'


쓰레기를 옮겨 두는 순간!

그분이 미친 듯이 달려와서 쌍욕을 내뱉습니다.


너무 빨리 쌍욕들을 내뱉었는데, 제가 지금까지 태어나서 가장 많은 욕을 순식간에 먹은 날이었습니다. ㅋㅋㅋ


기억나는 욕 중에는


"한 주먹 거리도 안 되는 새끼가 어휴 이걸 확"

"아주 좆을 잘라서 삶아먹어버릴까 보다 이 xxxxxxx새끼"


예상보다 훨씬 더 거친 공격에 조금 놀랐습니다.

'아니, 세상에 욕을 해도 이런 욕을 하는 사람이 다 있나?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이거'


대한항공의 조현아나 그 어머니가 욕하는걸 유튜브에서 들어본 적 있나요? 딱 그런 목소리와 톤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굉장히 비슷했습니다.


저는 잠시 놀라긴 했지만 당황하거나 흥분하지 않았고 제 뒤에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일부러 조근조근 약을 올리면서 대응을 했습니다.

그분이 쌍욕을 내뱉으면서 저를 때리려는 시늉을 했기 때문에 이걸 한 대 맞으면 잘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제 바람과는 다르게 때리지는 않더군요.


돌아보면 그 날 그렇게 대응한 건 실수였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나서는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그분은 미친개와 같았습니다. 한 번 물면 절대로 놓지 않는다고 할까요? 일상이 너무 지루해서 그런지 오히려 이런 싸움을 즐기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열 받은 그녀는 복수를 시작했습니다.


쓰레기 투척은 여전하고, 라면 국물을 주차장 벽에 뿌리기도 하고 벽을 뭘로 쳤는지 콘크리트가 깨지도록 파손시켜 놓기도 했습니다. 또 이런 일들은 카메라가 안 보이는 곳에서 했기 때문에 저는 의심만 할 수 있을 뿐이지 대응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저는 또다시 매일 심하게 고통받았습니다.


그녀는 점점 더 했습니다. 이제 우리 세입자 한 명의 차를 긁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미치고 팔짝 뜁니다. 이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오물 투척하고 가기
차 긁어 놓고 가기. 이제는 선을 완전히 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세입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또 일이 터졌구나 직감했습니다.


지금 그분이 1시간째 현관에서 초인종을 누르며 나오라고 소리치고 있답니다. 받은 문자도 보내줍니다.

그녀가 세입자에게 보낸 문자. 왜 그러는지 이유도 이제야 정확히 알았습니다.

이제 좀 명확해집니다. 낙엽. 바로 저 낙엽 때문입니다.

겨울 동안 좀 잠잠했다 싶었는데 그건 겨울에는 낙엽이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저희 어머니가 비가 오면 더 심하게 그런다고 했던 말도 팍 스쳐 지나갑니다.

'그래! 비가 오면 낙엽이 떨어지니까! 그걸 우리 세입자가 한다고 오해하고 있었군.'


바로 경찰을 부르라고 했고 경찰이 왔습니다.


그간 있었던 자초지종을 다 말했습니다. 경찰은 사정을 잘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다투지 말고 잘 지내시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협박을 받고 차량 손괴까지 하는데, 좋은 게 좋은 거랍니다.


저는 그녀를 만나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해다. 우리 세입자가 새벽 4시에 뭐하러 잠도 안 자고 담을 넘어가서 낙엽을 버리겠냐.

그녀는 확고했습니다. 아마 정신이 이상해서 환상을 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 제 말을 믿지 않고 저도 똑같은 놈이라고 했습니다. 너무 확고해서 저 또한 그 얘기를 믿을 뻔하고 세입자에게 진짜 네가 그런 것 아니냐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이 날 이후로도 그녀는 환상을 계속 보는지 계속 차를 긁었고 두어 번 경찰을 더 불렀었는데, 경찰들은 매번 똑같은 말만 반복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 옆집 여자보다 경찰한테 더 화가 납니다.


나중에 이유를 알았지만, 경찰들은 이미 그 여자의 집 번지를 외우고 있었습니다. 저희 집 말고도 하도 말썽을 부려서 출동하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빨리 마무리하고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내가 어디 높은 사람의 자식이었더라면 이 놈들이 이렇게는 못할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우병우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다면 레이저 눈빛 한 방 빡 쏘면서 바로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지휘하고, 그 얼빠진 경찰들에게도 죄를 물을 수 있을 텐데.

다 쓸데없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우병우가 아니니까요.

저에게는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이런 얼빠진 경찰들도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카메라를 한 대 더 샀습니다. 그녀가 몰래 해코지하는 것을 확실히 잡을 수 있는 위치에 설치했습니다. 전기가 없어서 보조배터리로 연결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충전해두고 밤에 다시 설치하는 걸 한 삼일 정도 하니, 올커니! 걸려들었습니다.

심신미약자는 보지 말 것.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필터 처리했습니다.


저는 세입자와 함께 고소장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점에는 차가 한 100군데 긁혀 있었습니다. ㅠㅠ


세입자의 차량 손괴가 가장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세입자가 그녀를 고소하는 형식으로 했습니다. 그동안 모아놓은 증거까지 차근차근 적어서 경찰서로 가지고 갔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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