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옆 집 건물주에게 형사 소송한 썰 2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뻔했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나니 뭔가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이전 편 보기]


제가 그 건물에 살지도 않고 회사 생활이 바쁘다 보니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세입자들이 밤낮으로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구나. 무슨 새벽 3시에도 배달을 시켜먹냐.'

'낮에 주차장이 비어있을 때는 외부 차량이 불법 주차를 하는군. 망할 놈들.'


뭐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되니 좋았습니다. 카메라 설치를 진작할 걸!


앗, 드디어 그분이 나타났습니다.


뭐가 생겼네? 하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이리저리 봅니다.
'후후... 이제 카메라가 있다는 걸 인지했군. 나도 당신이 인지했다는 것을 인지했지. 계획대로 되고 있어.'



계획대로 되기는 개뿔...
카메라에서 안 보이는 위치에서 쓰레기를 던져놓는다...

그녀는 카메라가 안 보이는 곳에서 쓰레기를 던져 놓는 등 전혀 위축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이런 것을 실제 제 눈으로 보니 울화통이 치밉니다.

내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처벌시키겠다.

저는 곧 카메라를 하나 더 사서 시야를 더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카메라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게 좋을 뻔했나 싶습니다. 매일 새벽 시간에 잠도 안 자고 우리 주차장 곳곳을 둘러보고 갑니다. 카메라가 안 보이는 곳에서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게 얼마나 소름 끼치는 일인지 공감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필터 처리를 했습니다)


간혹 있는 쓰레기 투척과 매일 우리 집 주차장 드나드는 일은 카메라 설치 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저는 매일 분노의 감정, 두려운 감정이 교차하며 피폐해져 갑니다.


다음 편에 계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