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미친 회사 크래프톤

최근에 제 주위에는 크래프톤 웨이라는 책이 열풍입니다.

배틀그라운드로 크게 성공한 크래프톤의 창업 이야기입니다.


저는 IT업계에 계속 있었지만 게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이 회사의 존재를 잘 모른 채 살았습니다. 사실 지금도 배틀그라운드가 어떻게 생긴 게임인지 모르고 있네요.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게임 회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너무 재미있거든요.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여러 포인트가 있습니다.


1. 경영진들끼리 주고받은 이메일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이 책을 잘 쓰기 위해 김강석 대표는 이메일 계정과 비밀번호를 통째로 내어주었다 합니다.

메일 계정을 내어준다고? 그게 말이 되나? 그런 생각을 할 수나 있는 건가?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 정도의 솔직함은 그 어떤 회사에서도 기대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런 '진짜 이야기'가 이 책의 재미와 감동을 가져다줍니다.


장병규 의장이 회의 중에 얼마나 화가 났으면 쌍욕을 하면서 보드마카를 집어던지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나중에 이메일로 회의 때 욕해서 미안하다고.. ㅎㅎ


2. 위대한 창업자들의 머릿속은 무슨 생각일까?

진짜 세상을 구하고 싶어서 창업을 하나?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다 걸고 실패하면 빈털터리가 될 각오로?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오늘 할 일이 기대되고 즐거울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나?


제가 궁금해했던 것들이 적나라하게 나옵니다.

창업자들도 사람입니다. 처음엔 돈 좀 만져보고 싶어서 창업하는 거고, 실패하더라도 자신과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을 정도까지 미친 짓은 안 합니다. 상황이 너무 나빠지면 큰 손해 안 보는 선에서 적당히 엑시트 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위대한 창업자들과 보통 사람들과 결정적인 차이가 한 가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들도 힘들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견뎌내는 강도가 다를 뿐.

10년이나 이런 시궁창 속에서 버텨가며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저로써는 상상도 잘 안되는 일입니다.


언젠가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님이 성공은 실패하고 또 실패하다 더 이상 발 디딜 곳 없는 그 절박한 순간에 찾아오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말이 진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말이 진짜라면 성공이란 너무 어려운 거잖아요. 이게 마지막 한 걸음인지 어찌 아나요? 실패만 하다가 인생이 끝나버리면?

그런데 크래프톤은 딱 이 말처럼 성공했습니다.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확실히 성공하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건 확실히 맞는 것 같습니다.


3. 워커홀릭이란 말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

배틀그라운드를 만들 때 김창한 대표는 배틀그라운드에 24시간 꽂혀있는 상태가 되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잠을 자는 중에도 프로젝트를 생각하는 상태. 완전한 몰입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이 느낌이 정말 궁금했습니다.

아마 제 생각에 김창한 대표는 프로젝트 후반기 시절 6개월 정도를 주당 100시간 정도 일 했을 것 같습니다.


저도 회사에 다닐 때 꽤 일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지금 계산해보니 주당 60시간 정도 일한 것 같습니다. 100시간에는 근처까지 가본 적도 없습니다.


이렇게 일을 하면 몸이 부서지고 수명이 줄어들 것 같아 무섭긴 합니다만 한 편으로는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완전한 몰입'

살면서 단 한 주도 그런 몰입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쉽습니다.


저는 이런 몰입이 배틀그라운드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는 부분적으로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이런 미친 사람들이 더 많이 일하고 싶다 한다면 그 자유를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커다란 가치가 다시 사회로 돌아오지 않나. 이런 사람들이 없으면 세상의 스토리가 너무 평평하고 재미없지 않나?


4. 내일은 크래프톤이 상장을 합니다.

창업자들의 기분은 어떨까요? 회사를 그만둔 초기 창업자들도 생각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게임회사 원톱은 엔씨소프트였는데요, 앞으로 크래프톤하고 열심히 경쟁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즐거울 것 같습니다.

고생한 직원들도 이번에 많은 돈을 벌어서 그동안의 고됨에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창업에 뽐뿌를 주는 책들

매거진의 이전글 파랑새는 내 손안에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