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일 비가 왔다. 그리고 지구의 날
아침 출근길부터 왠지 물에 빠진 생쥐처럼
옷이 다 젖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기능성 소재의 옷을 골라 입고 나왔다.
우산을 펴고 한 발짝 내딛자마자
예감이 빗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의 뽀얀 흰 운동화에는 흙탕물 그림장식이
퍼져가고
바지는 이미 허벅지까지 젖었다.
도로에는 이미 거대한 물웅덩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일요일에는 초여름날씨가
월요일에는 습하고 더운 날씨가
오늘은 이른 장마의 모습을 하고 있나?
라는 착각이 들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아주 심각해지는 모양이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이들이 입을 모아 지구의 날이라고
저녁 8시부터 10분간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걸로 지구를 쉬게 하는 일에 함께해야 한단다.
고작 10분에 극적인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지만 아이들 의견에 동참해 모처럼 집안의 모든 불을 끄고 깜깜한 상태로 손전등 하나 들고 와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어두워서 무섭다고 하더니 이내 거실 바닥에 누웠다.
깜깜한 집안에서 손전등 불빛에 아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수 있었다.
어쩌면 지구의 날과 그 외에 이런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